학교재산 수백억 횡령-배임 혐의
둘째딸 건대분양 아파트 구입당시 金 前이사장 비자금 사용 의혹도
13시간 조사 받고 귀가 수백억 원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가운데)이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13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0시 45분 서울동부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66·여)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올해 3월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김 전 이사장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최창호)는 22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김 전 이사장을 소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전 이사장은 1월 교육부로부터 학교법인 재산 수백억 원을 자의적으로 관리해 손해를 끼치고 업무추진비 등의 명목으로 교비 12억61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김 전 이사장은 건국대 교직원노조와 교수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부터도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비대위 측은 김 전 이사장이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건국대병원과 더클래식500의 점포에 김 전 이사장의 지인이자 Y갤러리 대표 정모 씨(67·여)가 주변 매장의 3분의 1 수준의 임차료만 내도록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대위는 정 씨의 미술품을 건국대 법인이 평균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한 의혹도 제기했다.
김 전 이사장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변호사와 함께 서울동부지검을 찾은 김 전 이사장은 오후 10시 45분경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전 이사장은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한 뒤 검찰청을 빠져나갔다. 검찰 관계자는 교육부 고발 후 4개월이 지나 김 전 이사장을 소환한 것에 대해 “자료가 많아 돈이 흘러간 정황을 확인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대위는 김 전 이사장의 차녀 유모 씨가 건대 스타시티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비자금이 쓰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유 씨가 시간강사로 재직 중이던 2003년 마땅한 수입도 없이 분양가 7억8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전 이사장의 측근에 대한 조사 수위도 높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측근인 전 법인 비서실장 김모 씨와 전 법인 사무국장 정모 씨를 불러 김 전 이사장의 비리에 연루됐는지 조사했다. 건국대 측은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아 대기자 순서를 지켜서 분양받은 것으로 법인과 상관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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