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도권]시민 98% “우리 사회 안전 불감증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10명중 8명 “재난교육-훈련 희망”
서울시 세월호 사고이후 여론조사

시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이유로는 사회에 만연한 ‘적당주의’(45.6%)와 ‘정부의 정책적 의지 미흡’(25.8%)이라고 지적해 세월호 참사 대처에 미흡했던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본보가 22일 단독 입수한 서울시의 ‘소방안전 여론조사 보고서’ 결과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고가 난 이후인 이달 9∼15일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됐으며 참여자는 10∼60대 2672명이었다. 서울 시민이 90.2%였고, 나머지는 그 외 지역 주민이다.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매우 심각하다’가 73.1%, ‘심각하다’가 25.0%로 조사돼 안전 불감증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98.1%에 달했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같은 질문으로 설문을 진행했을 때와 비교하면 ‘매우 심각하다’는 답변이 26.2%포인트나 급증했다. 이번 조사에서 안전 불감증이 ‘별로 심각하지 않다’(1.6%), ‘전혀 심각하지 않다’(0.3%)는 응답은 극히 적었다.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원인으로는 ‘적당주의’(45.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정부의 정책적 의지 미흡’(25.8%), ‘안전교육 및 홍보 부족’(19.2%), ‘조급증’(5.7%), ‘기타’(3.7%) 순이었다. 지난해 11월 설문 결과와 비교해 ‘정부의 정책적 의지 미흡’을 꼽는 답변이 12%포인트 급증한 게 눈에 띈다.

‘시민의 안전 의식 수준을 점수로 매겨 달라’(10점 만점)는 질문에는 3점(23.8%), 5점(17.0%), 4점(16.8%)이 많았다. 평균 점수는 고작 4.1점으로 시민 스스로 낙제점을 준 셈이다. ‘평소 비상구나 피난 계단의 위치나 관리상태를 살펴보느냐’는 설문에는 ‘거의 안 한다’(53.2%), ‘전혀 안 한다’(5.4%) 등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생활 속 안전을 잘 살펴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소방안전 교육이나 훈련을 받아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는 답이 37.7%에 달했다. 다만 ‘향후 소방안전 체험 시설에 방문 의사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81.3%가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설문 결과를 토대로 소방안전 교육시설 및 안전교육을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도시 안전 전반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안전 불감증#소방안전 여론조사#재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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