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부산/경남]多보수 對 진보 1… 낮은 관심도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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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 교육감선거 판세분석]

“단체장뿐 아니라 교육감도 뽑습니다.”

지역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시도지사나 시장, 군수 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후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후보들은 “학부모가 아닌데 투표하느냐고 묻는 유권자도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의 교육감 선거 쟁점과 판세를 짚어본다.

○ 부산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김석준 부산대 사범대 교수(57), 박맹언 전 부경대 총장(61), 신현철 전 부성고 교장(64), 임혜경 교육감(66),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44), 최석태 전 KBS 부산총국장(59), 최부야 부산시의회 교육의원(67) 등이다. 당초 13명이 출마선언을 했다가 줄었다.

현재 판세는 ‘3강 4약’.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석준·임혜경·박맹언 후보가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지상파 방송3사 여론조사 결과 김(17.5%), 임(12.0%), 박 후보(9.1%) 순이었다. 나머지 후보는 5.6∼2.4%에 그쳤다. 동아일보와 부산MBC 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지지율 1위였다. 하지만 후보 간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이어서 정확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진보후보 대 다수의 보수후보 대결 구도도 관전 포인트다. 진보진영은 김 후보로 단일화했으나 보수 측은 6명이 뛰기 때문이다.

최근 김, 임, 박 후보만 초청된 가운데 열린 TV토론회에서는 김 후보의 진보정당 활동, 임 후보의 옷 로비 사건, 무상급식 등 쟁점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40대인 정승윤 후보는 미래 부산교육의 변화와 안전을 공약했고, 신현철 후보는 일선 현장에서의 교육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부야 후보는 공교육 내실화와 바른 인성교육을 실현시키겠다는 각오다. 최석태 후보는 동서 간, 계층 간 학력 불균형을 바로잡고 교육비리를 척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 울산

울산시교육감 선거는 4자 구도다. ‘보수 3과 진보 1’이다. 보수진영은 권오영 전 교육위원(68)과 재선에 도전하는 김복만 현 교육감(66), 그리고 1, 4대 교육감을 지낸 김석기 후보(67) 등이다. 진보진영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으로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찬모 전 교육위원(61)이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접전을 벌였던 김상만 전 교육감이 최근 김복만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울산지역 고교 교사 출신인 김석기 후보는 “두 차례 교육감에 당선됐지만 억울하게 중도 사퇴했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오영 후보는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출사표를 내고 표밭을 누벼 왔다. 정찬모 후보는 “혁신학교를 지정해 운영하는 등 신명나는 울산교육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방송(UBC)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7, 18일 만 19세 이상 울산시민 203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김복만 후보 36.3%, 김석기 후보 16.5%, 정찬모 후보 11.9%, 권오영 후보 7.2%로 나타났다.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 동안 김복만 후보 외 세 후보가 얼마나 약진하느냐가 판세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 경남

고영진 현 교육감(67)과 권정호 전 교육감(71), 박종훈 전 교육위원(53) 등 3명의 후보가 접전 중이다. 2010년 대결에선 고 교육감이 근소한 차로 승리했다.

선거 초기에는 다자 구도에다 현역 프리미엄과 철저한 조직관리 등에 비춰 고 교육감이 비교적 쉽게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 교육감 부인이 이사장이었던 진주외고에서 학교폭력으로 학생 2명이 숨지는 돌발변수가 터지면서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최근 지상파 방송3사의 여론조사에서는 고 교육감과 권 전 교육감이 접전 중인 것으로 나왔다. 보수 색채가 강한 고 교육감은 “학교 및 학생 안전에 대한 공약이 먹혀들면서 다시 권 후보와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권 전 교육감은 고 전 교육감도, 박 전 위원 지지도 아닌 ‘중립지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는 “좌도 우도 아니며 ‘소통과 통합의 후보’”라고 내세운다. 고 교육감은 “과거 선거에서 권 전 교육감은 진보진영에 이름을 올렸다. 처신이 문제다”며 애매한 색깔을 문제 삼았다. 이에 맞서 권 후보도 고 후보 공격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진보진영과 시민단체가 추대한 박 전 위원은 ‘젊음’과 ‘참신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두 후보가 고령이고 교육감 재직 과정에서도 청렴과 학교안전 등에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 더이상 경남교육이 뒤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11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 원을 낸 것이 이미지에 상처를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구

우동기 현 교육감(62)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송인정 사단법인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장(48)과 정만진 전 대구시교육위원(58)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KBS MBC SBS 방송3사의 여론조사에서는 우 후보가 42.6%로 송 후보(10.3%)와 정 후보(10.2%)를 크게 앞섰다.

우 후보는 두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려 재신임을 받겠다며 뛰고 있다. 대구교육을 위한 우 후보의 핵심은 ‘행복교육’이다. 대구교육을 믿음직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1000억 원 규모 인재육성기금과 학교 자율권 강화 등을 공약했다. 우 후보는 “대구교육의 새로운 토대를 위해 쌓은 노력을 꽃피우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보수나 진보 이념이 학교 교육현장에 개입하지 않는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한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에 자신감을 보인다. 학교와 가정을 연결하는 인성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취약계층 지원 강화 등을 공약했다. 그는 “교육현장이 살아나려면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과(5건)가 걸림돌이다.

지난번 선거에서 우 후보에게 패한 정 후보는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무상급식 전면 도입 등을 공약했다. 교육청이 모든 면에서 투명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정 후보는 “대구교육의 새 출발은 교육계의 관료적 분위기를 철저히 없애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 경북

이영우 현 교육감(68)이 3선 고지에 오를지가 관심사다. 이영직 전 포항영신고 교장(64)과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51)이 자신감을 강하게 보이며 뛰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이영우 후보가 35.1%로 앞섰으며 이어 이영직(12.0%), 안상섭 후보(10.1%) 순이었다.

이영우 후보는 교육감 5년 재임 동안 ‘명품 경북교육’이라는 목표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교육 전문성과 안정감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는다. 기초학력을 정착시키고 창의성 교육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도농복합지역의 특성에 맞는 경북교육의 경쟁력을 위해 쌓아온 노력이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직 후보는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출신으로 경북 교육계에 인지도가 높다. 이 후보 측은 이영우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인성교육에 바탕한 학력과 창의력 교육에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현 교육감의 관료주의적 교육행정으로 경북교육에 생동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상섭 후보는 참신성을 바탕으로 경북교육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경북교육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강하다. 방과후 프로그램 무상 운영과 교복과 참고서 구입 부담을 줄여 행복공감교육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경북교육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boriam@donga.com·강정훈·조용휘·정재락기자   
#교육감#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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