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인물, 5월 다섯째주 각 대사관에 타진… “단순 형사범이라 안돼” 거절당해
檢, 장남 자택서 외제차 4대 압수… 경찰청은 兪부자 검거 60명 TF 구성
세월호 실소유주로 1290억 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필리핀과 프랑스로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다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망명을 통해 사실상 해외로 도주하려고 한 것이어서 밀항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3일 “지난주 익명의 인사가 한국 주재 동남아 국가 대사관에 유 전 회장의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타진했다”면서 “대사관에서는 세월호를 부실하게 관리해오다 참사를 야기한 단순 형사범이어서 망명 신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측이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에 망명을 시도했는지, 망명을 타진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외교 문제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측이 망명을 문의한 국가는 필리핀과 장녀 섬나 씨가 있는 프랑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실질적 교주인 유 전 회장은 종교적 박해 등을 이유로 망명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원파 신도들은 그동안 경기 안성시 금수원과 인천지검에서 검찰 수사를 ‘종교 탄압’으로 규정하고 시위를 벌여왔다. 검찰은 이를 ‘망명 신청 명분 쌓기’ 성격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해왔다.
검찰은 해외에 있는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 씨(42)도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의 범죄행위를 각국 외교 공관에 제대로 설명해줄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검찰은 “유 전 회장은 국제법상 난민에 해당하지 않고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돼 도주 중인 자일 뿐”이라며 “망명을 빙자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사람 역시 명백한 범인 도피에 해당하므로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은 2일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의 서울 서초구 염곡동 자택을 압수수색해 고급 외제 승용차 4대와 그림 16점을 압수해 감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압수 차량은 벤츠 2대, 디스커버리 1대, 쉐보레 익스프레스 밴 1대로 모두 외제차다.
검찰은 일명 ‘김엄마’(58)로 알려진 구원파 강경세력 등이 금수원에서 유 전 회장 도피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유 전 회장이 금수원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확실한 첩보가 없는 한 금수원에 강제로 진입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한편 경찰청은 유 전 회장 부자 검거를 위한 60명 규모의 ‘총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전국 경찰의 추적 수사를 직접 지휘하기로 했다. 검거에 공을 세우거나 주요 첩보를 제출한 경찰관에 대한 1계급 특진 포상도 3명까지로 대상자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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