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6월. 정겨운 맹꽁이(사진) 소리를 들으며 무더위를 잊어보는 건 어떨까. 맹꽁이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번식을 위해 땅속에서 나와 물웅덩이와 습지 등에서 모여 2, 3일 집중적으로 운다. 그러나 각종 개발로 도심에서 맹꽁이 울음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에 가면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맹꽁이가 월드컵공원에 나타나기 시작한 건 난지도에 안정화 공사가 마무리되던 시점인 2000년대 초. 2004∼2008년 수생 동식물 보호를 위해 월드컵공원 내 11개소에 1850m² 규모의 인공습지를 조성한 후 맹꽁이가 더 많아졌다.
현재 이곳에는 맹꽁이 수백 마리가 살고 있고 청개구리와 참개구리도 함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공원 안에 조성된 산책로를 이용하면 맹꽁이의 생생한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배수로와 빗물받이에 들어가 우는 경우도 많아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다만 맹꽁이는 인기척에 매우 민감하다. 서식처 주변에 접근하면 울음을 멈춘다. 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조용하게 귀를 기울이는 게 좋다는 게 서울시 측의 얘기다.
이 밖에 강서습지생태공원, 고덕수변생태복원지, 북한산 자락 습지 등에도 맹꽁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맹꽁이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알, 유생(올챙이), 성체 등을 포획하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시섭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맹꽁이는 9월부터 겨울잠과 봄잠을 자다 짝짓기를 위해 장마철에만 깨어나 잠시 운다. 6월이 맹꽁이 울음소리를 듣기에 가장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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