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에선 숲을 걷는 게 곧 치유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9일 03시 00분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 8개 코스로 21일까지 진행

숲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행사가 제주시 사려니숲에서 개막했다. 참가자들은 걷기, 명상, 기체조 등을 하며 숲이 주는 혜택을 누렸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숲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행사가 제주시 사려니숲에서 개막했다. 참가자들은 걷기, 명상, 기체조 등을 하며 숲이 주는 혜택을 누렸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싱그럽다. 명품 향수가 흉내 낼 수 없는 은은한 향기가 온몸을 감싼다. 산딸나무 꽃은 하늘을 향해 활짝 피었고 때죽나무 꽃은 땅을 바라보며 대롱대롱 매달렸다. 제주의 대표적인 숲 체험 행사인 ‘제6회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이 7일 개막돼 21일까지 열린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제주시 봉개동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출발했다. 숲, 하천 등을 지나 4km쯤 가면 작은 화산체인 물찻오름이 나타났다. 자연휴식년제 기간인 이 오름은 평소에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다 이번 행사 때 한시적으로 개방했다. 단풍나무 서어나무 졸참나무 등 활엽수 숲 사이로 정상 분화구에 물이 고인 산정호수가 보였다.

내친 김에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관리하는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으로 발길을 이어갔다. 이곳 역시 평소에는 일반인은 출입을 할 수 없다. 때 묻지 않은 고즈넉한 숲이 일품이다. 가랑비와 함께 안개가 스미자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길가의 산딸기는 새콤했고, 깻잎보다 더 진한 향기를 품은 곰취는 입맛을 다시게 했다. 16km를 걷는 동안 몸이 열리고 가슴이 뚫렸다. 숲 걷기는 곧 ‘치유’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행사는 비자림로∼사려니오름 16km, 비자림로∼붉은오름∼남조로 10km, 비자림로∼성판악 휴게소 9km, 비자림로∼물찻오름 앞 왕복 9.4km, 붉은오름 입구∼사려니오름 14km 등 8개 걷기 코스로 운영된다. 주말에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숲길 탐방, 숲 체조 및 명상체험이 진행된다. 사려니숲길위원회 측은 숲길 종착지인 사려니오름에서 출발지인 비자림로로 돌아가는 순환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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