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도정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을 ‘새도정준비위원회’(준비위) 위원장에 선거에서 경쟁자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전 제주지사를 선임하자 새정치연합 제주도당 측이 신 전 지사에게 탈당을 권유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공무원의 준비위 합류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면서 원 당선자의 출발이 삐걱거리고 있다.
원 당선자는 10일 신 전 지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 대통합과 새로운 정치를 위해 신 전 지사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해 새도정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편 가르기 정치 극복과 진영논리를 뛰어넘어 협치(協治)와 통합정치의 초석을 마련하는 데 신 전 지사가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전 지사의 요구로 9일 열린 새정치연합 제주도당 집행위는 ‘최종 입장’을 통해 “중앙당과 제주도당이 준비위원장 제안 수용 불가라는 결정을 신 전 지사에게 알렸다. 신 전 지사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도리라고 본다”며 자진 탈당을 권고했다.
박영부 전 서귀포시장(현 안전행정부 서기관)의 준비위 합류에 대해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강정마을회 등이 발끈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박 전 시장은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건설 대상 지역으로 확정할 당시 해군기지 건설 추진이 유리하다는 유관기관 회의를 주도한 인물로 여론을 왜곡하고 주민 의견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원 당선자 측은 ‘한번은 겪고 넘어야 할 진통’이라며 11일 준비위 조직과 인선을 발표했다. 준비위 국제자유도시위원장 정영진 변호사, 도정준비1위원장 김방훈 전 제주시장, 도정준비2위원장 고유봉 전 제주대 교수, 도민통합위원장 한석지 제주대 교수, 취임준비위원장 김병립 전 제주시장 등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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