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2시 50분경 택시 운전사 임모 씨(46)는 손님 목적지인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2번 출구에 도착해 술에 취해 자는 최모 씨(43)를 흔들어 깨웠다. 겨우 눈을 뜬 최 씨는 택시비를 달라는 임 씨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택시에서 내리려 했다. 실랑이를 벌이다 최 씨가 택시 좌석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임 씨가 차에서 내려 휴대전화로 “택시요금으로 시비가 붙었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사이 최 씨는 옆구리에 ‘날아차기’를 해 임 씨를 넘어뜨렸다. 그러곤 곧장 택시 운전석에 올라타 차량을 몰고 사라졌다.
현장에 도착한 당산파출소 소속 경찰들은 임 씨와 30여 분간 주변을 돌아다니다 택시를 발견했다. 길에 세워진 빈 택시는 만취자가 주차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반듯했다. 그러나 최 씨는 좌석에 휴대전화를 남기는 실수를 했다. 휴대전화로 최 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한 경찰은 택시가 주차된 곳에서 1km 떨어진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아파트로 갔다. 그러곤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쪼그려 앉아 1층과 15층을 오가는 최 씨를 검거했다. 당시 택시를 몰고 간 최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0.1% 이상)에 해당하는 0.192%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술에 취해 택시 운전사를 때리고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폭행, 절도, 음주운전)로 최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는 야채배달업을 하다 그만두고 현재는 무직인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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