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택시요금 안내려고… 기사 폭행후 車 탈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3일 03시 00분


만취 승객, 휴대전화 흘려 덜미

“손님 도착했습니다. 요금 내셔야죠.”

12일 오전 2시 50분경 택시 운전사 임모 씨(46)는 손님 목적지인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2번 출구에 도착해 술에 취해 자는 최모 씨(43)를 흔들어 깨웠다. 겨우 눈을 뜬 최 씨는 택시비를 달라는 임 씨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택시에서 내리려 했다. 실랑이를 벌이다 최 씨가 택시 좌석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임 씨가 차에서 내려 휴대전화로 “택시요금으로 시비가 붙었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사이 최 씨는 옆구리에 ‘날아차기’를 해 임 씨를 넘어뜨렸다. 그러곤 곧장 택시 운전석에 올라타 차량을 몰고 사라졌다.

현장에 도착한 당산파출소 소속 경찰들은 임 씨와 30여 분간 주변을 돌아다니다 택시를 발견했다. 길에 세워진 빈 택시는 만취자가 주차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반듯했다. 그러나 최 씨는 좌석에 휴대전화를 남기는 실수를 했다. 휴대전화로 최 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한 경찰은 택시가 주차된 곳에서 1km 떨어진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아파트로 갔다. 그러곤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쪼그려 앉아 1층과 15층을 오가는 최 씨를 검거했다. 당시 택시를 몰고 간 최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0.1% 이상)에 해당하는 0.192%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술에 취해 택시 운전사를 때리고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폭행, 절도, 음주운전)로 최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는 야채배달업을 하다 그만두고 현재는 무직인 상태”라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택시요금#택시기사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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