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13명과 교사 1명을 태운 유치원 버스가 높이 3m 옹벽 아래 논으로 추락해 뒤집혔지만 탑승자 전원이 안전띠를 매고 있어 경상에 그쳤다.
17일 오전 9시 반경 전북 완주군 용진면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유치원생 13명이 탄 24인승 버스가 콘크리트 기둥과 철제 가드레일을 부수고 3m 아래 논으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운전사 김모 씨(35)와 김모 교사(31·여), 그리고 박모 양(5·여) 등 원생 13명이 타고 있었다.
이 버스는 아파트에서 원생들을 태운 뒤 입구에서 우회전하던 중 운전사 김 씨의 부주의로 도로 난간을 들이받고 논으로 굴러 떨어졌다. 유치원 버스가 추락한 논은 도로와의 경사가 직각이고 시멘트 옹벽 높이도 3m나 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사고 신고를 접수한 소방관과 경찰은 큰 피해를 예상하고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곧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원생들은 지도교사와 운전사, 인근 주민의 도움을 받아 뒤집힌 차량에서 빠져나와 아파트 진입로로 올라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자마자 차로 5분 거리인 사고 현장에 출동했는데, 아이들은 침착하게 차에서 빠져 나온 뒤 도로로 올라와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며 “안전띠를 매고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자들은 전북대병원 등 전주 시내 3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고 일부는 집으로 돌아갔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피해 어린이들이 많이 놀라긴 했지만 대부분 타박상이나 긁힌 상처 등 경상을 입었다”며 “그래도 혹시 몰라 자세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 A 씨는 “평소 차를 타면 안전띠를 매도록 교육하고 있고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안전띠 착용을 지시하고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안전띠가 생명띠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사고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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