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 7시 12분경 119에 긴급 화재신고가 접수됐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의 한 사찰 요사채(절에 있는 승려들이 거처하는 집·사진)에 불이 났다는 거였다. 이곳에는 평소 스님 한 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화재 당시 스님은 1km가량 떨어진 사찰에서 축구 경기를 보며 태극전사를 응원하고 있었다.
119 소방대원과 삼척시 산불진화대 등이 출동했지만 불이 난 요사채까지 산길인 데다 대형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어 진화가 쉽지 않았다. 결국 불은 요사채(13m²)와 창고(3m²)를 모두 태웠고 약 2시간 만에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스님은 이날 오전 5시경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핀 뒤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6시 반경 요사채에서 사찰로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러운 불로 스님들은 축구 경기를 10여 분밖에 보지 못한 채 화재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사찰 관계자는 “화재로 피해를 입었지만 인명피해가 없었고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궁이 불이 과열돼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 사찰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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