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용 신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61)이 과거 육군제3사관학교 전임강사 시절 발표한 논문을 2년 뒤 다른 서적에 그대로 중복 게재한 사실이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언론에 의해 논문 중복 게재 사실이 드러난 게 벌써 3번째다.
제자가 쓴 논문과 같은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서울교대 총장 재임 시절 학교 부설기관으로부터 1400만 원의 불법 수당을 받은 사실이 동아일보 보도로 알려진 가운데 논문 중복 게재 사례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송 수석의 자격요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1983년 발표한 논문도 중복 게재
공동취재팀은 19일 송 수석이 1981∼2006년 발표한 논문 30편을 분석했다. 송 수석이 혼자 쓴 논문은 물론이고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도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분석 결과 송 수석이 1981년 육군제3사관학교 논문집 제13집에 실은 논문 ‘교육이념의 생활화 방향’이 2년 뒤인 1983년 교육과학사가 발행한 단행본 ‘한국교육행정의 과제와 이론적 접근’에 그대로 실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두 논문은 제목에서부터 단락 구성, 내용 측면에서 거의 일치했다. 실제로 두 논문의 맨 처음과 끝 문장은 ‘교육은 목적이 있는 활동이다’와 ‘특히 교육이념이 교육종사자에게 내면화되지 않으면 교육과정의 운영은 불행한 사태를 가져올 것이며, 교육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로 일치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단락 구분을 1981년 논문은 로마자로, 1983년 논문은 숫자로 한 정도였다.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의 ‘연구윤리 지침’에 따르면 중복게재는 △연구자가 자신의 동일 또는 유사한 가설, 자료, 논의(고찰), 결론 등에서 상당 부분 겹치는 학술적 저작물을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동일 언어 또는 다른 언어로 중복하여 게재한 경우 △이미 게재된 자신의 학술적 저작물의 일부라도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그대로 사용한 경우 등을 말한다. 송 수석이 1983년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이전 논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 실적 부풀리기 지적도
공동취재팀이 분석한 논문 총 30편 중 다른 학술지 등에 중복 게재된 논문은 총 3편이었다. 송 수석은 서울교대 교수 시절인 1997년 ‘대학 정원의 자율화 방안’이라는 동일한 이름·내용의 논문을 서울교대 부설 초등교육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지 ‘한국초등교육’과 한국고등교육연구회(현 한국고등교육정책학회)의 ‘고등교육연구’에 각각 실었다. 1999년 서울교대 ‘학생지도연구’에 실린 논문 ‘학생의 자율성 신장을 위한 학급경영 방안’은 이듬해인 2000년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의 ‘경기교육’에 그대로 실렸다.
한편 1998년 발표한 논문 ‘지방교육행정 인력의 전문성 제고 방안’의 경우 이듬해 교육 관련 잡지인 ‘전북교육’(전북교육청 발행)과 ‘학교경영’(한국교육생산성연구소 발행)에 같은 제목의 논문 요약본이 실린 것이 공동취재팀의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두 개의 잡지에 게재된 논문의 경우 송 수석이 편집자 주 등을 통해 출처를 밝힘으로써 ‘중복 게재’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실적 부풀리기’에 활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영혜 채널A 기자 y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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