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하늘에선 세월호 같은 사고 안 일어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백석대, 전국 고교에 실습 초청… 모형 항공기서 500명 안전교육

전국에서 모인 고교생들이 20일 백석대에 마련된 비행기 모형의 항공객실 실습실에서 안전교육을 받고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전국에서 모인 고교생들이 20일 백석대에 마련된 비행기 모형의 항공객실 실습실에서 안전교육을 받고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항공기 승무원으로서 세월호 사건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그나마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안전교육 기부가 아닐까요?”

20일 오후 충남 천안시 안서동 백석대 본부동. ‘캠퍼스 항공기’로 불리는 항공 객실 실습실에서 고교생 40여 명이 항공기 승무원 복장을 한 이 대학 관광학부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비상탈출 교육을 받고 있었다. 항공 객실은 대학 측이 10억 원을 들여 실제 비행기처럼 조성한 것. 학생들은 에어 계단을 통한 탈출은 물론이고 심폐소생술과 소화기 사용법 등을 실감나게 배우고 있었다.

이 행사는 이 대학 관광학부 항공서비스과 이향정 교수(사진)의 아이디어.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으로 승무원 출신 1호 박사인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고교생들이 실감하는 안전교육을 학교 측에 제안했다. 실제 항공기 안에서 안전교육을 받으면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한 것. 이 교수는 “안전교육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를 비상시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사실적이면서도 현장성과 실용성을 갖춘 훈련이 필요하다. 실제 현장에서 교육을 받으면 당황하지 않고 머리가 먼저 반응하고 몸이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응급구조와 심폐소생술 등에는 보건학부도 참여했다.

대학 측은 전국 고교에 교육 안내문을 보냈다. 호응이 좋아 5월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친 교육에 모두 500여 명이 참가했다.

이 대학 이계영 부총장은 “국가적 참사로 국민 재난훈련 및 안전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시기에 다른 행사보다 뜻깊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국가적 비극을 통해 우리 모두가 안전관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교수의 제안을 전폭 수용했다”고 말했다.

2007년까지 18년간 승무원으로서 비행생활을 한 이 교수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08년 백석문화대 관광학부 교수직을 지내다 올해 신설된 백석대 관광학부 항공서비스과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대한항공 재직시절 다수의 서비스 우수상 및 표창장을 받았고 스카이팀 앰버서더(홍보대사), 서비스강사 및 기내 방송강사로 활동하며 여승무원 출신 최상위 자격(기내방송, 영어, 일본어 자격)을 소유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앞서 지난달 어린이날에는 초등학생들을 초청해 비행기와 동일한 항공객실실습실과 비상안전실습실에서 승무원 체험교실도 열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세월호#안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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