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근처 사는 대학생 오빤데”… 알바생에 100% 먹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편의점 30곳서 “택시비 빌려달라”… 714만원 챙긴 공익요원 구속

“근처 빌라 사는 대학생 오빠인데, 택시비 좀 빌려줄래요?”

5월 25일 오후 11시 반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편의점에서 혼자 가게를 지키던 아르바이트생 김모 씨(21·여)에게 20대 남성이 접근했다. 그는 김 씨에게 “지방에 사는 동생이 택시를 타고 오느라 18만 원이 나왔는데, 은행에 수표로 입금했더니 지금 인출이 안 된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김 씨는 남성의 깔끔한 외모와 세련된 태도 그리고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보고는 그 말을 믿고 돈을 빌려줬다.

원모 씨(25)는 이런 수법으로 3월부터 서울과 광주의 편의점 30곳을 돌며 714만 원을 받아냈다. 야간에 혼자 근무하는 어린 여성과 외국인을 주로 노렸다. 서울 관악구나 성동구 등의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는 스스로를 명문대 재학생이라고 소개해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했다. 하지만 원 씨는 지방의 한 대학교를 중퇴했으며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무단이탈을 한 상태였다.

원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대상으로 삼은 곳에서는 100% 성공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원 씨를 사기 및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택시비#대학생#압구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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