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르신 형 누나들이 일일 선생님으로…
예의범절 연극 음악 텃밭가꾸기 등… 마을 공동체 교육으로 핵가족 보완
가정마다 자녀가 한두 명에 그치는 ‘핵가족’이 심화된 게 우리 가정의 현실이다. 자연스레 아이들이 자라나며 만나는 대상도 제한적이다. 부모 외에도 조부모와 많은 형, 누나, 동생들과 어울리며 자랐던 과거 세대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가족 관계에서 배우는 생활 속 교육이 부족하다.
이런 점에 착안해 서울시는 올 하반기부터 지역 연계형 어린이집인 ‘서울마을어린이집’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동네 어르신과 형, 누나들이 ‘선생님’으로 나서 같은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사랑과 경험을 나눠주는 마을 공동체적 교육시스템이다.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2, 3개씩 총 50여 개 어린이집이 이 사업에 참여하며 평가를 통해 내년 실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선 지역 노인복지시설과 어린이집의 공동 프로그램이 추진된다. 어르신 봉사자들이 어린이집에 ‘일일 교사’로 찾아와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예의범절을 가르친다. 서예 한문 바둑 등의 교육도 병행한다. 정월대보름이나 단오 등 민속 절기에는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함께 행사를 가진다.
지역 초중고교, 대학에 다니는 형과 누나들도 지역 어린이들과 만난다. 대학생들은 연극 음악 미술 체육 과학 등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고 초중고생들은 어린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거나 책 읽기, 텃밭 가꾸기 등에 나선다. 외동이었던 아이들이 동네에서 새로운 형제나 자매 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 공공기관들 역시 어린이 교육에 동참한다. 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다문화센터의 관계자들이 어린이집을 찾아 안전과 건강, 그리고 다문화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 교육을 한다. 지역 역사와 문화,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우리 동네 골목길 이야기’ ‘마을 생태지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서울시 보육기획팀 관계자는 “기존의 어린이집 교육이 지역사회와 유리된 채 폐쇄적으로 운영된 면이 있었다. 지역사회의 자원을 십분 활용하면 어린이 스스로 자기가 사는 동네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다. 교육이 자원봉사로 이뤄지는 만큼 특별활동비 지출이 감소해 부모님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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