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끌었던 강원도정 사상 첫 여성 부지사에 김미영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이 임명됐다. 그러나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던 ‘경제부지사’가 아닌 ‘정무부지사’라고 한다. 행정부지사와 경제부지사로 축을 이루던 도의 직제는 예전처럼 행정과 정무로 환원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2010년 9월 이광재 전 지사 때 신설된 경제부지사는 이근식, 김상표 등 2명의 부지사를 배출한 채 4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강원도는 김 국장의 임명 배경으로 여성계 인맥이 두텁고 풍부한 행정 경험과 추진력을 겸비한 점,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특유의 친화력을 갖춰 정무 감각이 요구되는 정무부지사에 적임자라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선거 공약은 물론이고 당선 직후에도 여성 경제부지사를 임명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정면 배치된다. 강원도 관계자는 그동안 여성 경제부지사 후보를 물색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위인설관(爲人設官)이 된 셈이다.
더욱이 정무부지사제 환원을 위해서는 도의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도 미지수다. 6·4지방선거 결과 강원도의회는 전체 44석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36명으로 채워졌다. 최 지사와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도의원은 6명뿐이고 무소속은 2명이다. 이들을 상대로 정무부지사 환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 측은 벌써부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약을 깨는 것은 물론이고 도의 직제를 너무 쉽게 바꾼다는 생각이다. 정무부지사가 다시 생기면 관할 실국도 조정돼야 한다. 김시성 도의회 부의장은 “정무부지사 환원이 필요하다면 도의회와 협의해 조례를 개정한 뒤에 임명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도 집행부가 하니까 따라오라는 것은 도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지사가 민선 6기의 첫 시험대가 될 정무부지사 임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도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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