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국 대구 서구청장 당선인(60)은 24일 “기초지자체는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낡은 동네를 깨끗하게 정비하고 작은 쉼터를 곳곳에 조성해 생동감 넘치는 지역을 만드는 게 지자체의 기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서구는 대구 8개 구군 중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1960, 70년대 노후 주택이 전체 70%가 넘을 정도다. 류 당선인은 “도시 이미지부터 바꿔 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하면 주민을 만나고 바꿔야 할 것들을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며 “단체장이 현장을 열심히 뛰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약한 서대구 KTX 환승역사 건립과 뉴타운 조성, 서대구공단 리모델링 등도 낡은 도시 환경을 바꾸는 차원이다. 류 당선인은 “서구의 재정자립도는 낮고 예산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정주 기반을 확충하고 주민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는 사업을 나눠 추진해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 사장을 지낸 그는 도시철도 4호선 조기 착공을 대구시에 건의할 생각이다. 그는 “4호선은 도시철도 사각지대인 서구의 발전뿐 아니라 구군 불균형 해소, 대구지하철 적자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비용이 적게 들고 공사기간을 줄이는 트램(노면전차) 방식을 도입하면 3호선 모노레일과 함께 대구의 관광자원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진출한 그는 대구시 공보관, 기획관, 행정관리국장 등을 역임했다.
류 당선인은 인수위원회를 꾸리지 않았다. 보좌관도 두지 않고 직접 현안을 챙기고 있다. 예산을 최대한 아끼고 행정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솔선수범해야 직원들이 믿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는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고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선거 후유증도 적지 않다. 강성호 현 구청장과 류 당선인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이야기가 구청 안팎에서 나온다. 추진하는 사업이 축소되고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 불이익을 걱정하는 직원들도 있다. 류 당선인은 “서구의 발전만 생각하고 있다.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직원들이 흔들리거나 책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구를 위해서라면 지지하지 않은 주민들의 의견도 충분히 정책에 반영해 화합하는 분위기를 가꾸겠다”고 말했다.
류 당선인은 취임하면 청렴 친절 부서를 설치할 구상이다. 지난해 서구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류 당선인은 “공직사회의 기본을 바로 세워야 행정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사업도 잘 풀린다”며 “서구가 반듯한 기초지자체기 되도록 기본과 기초가 튼튼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는 서구’를 위한 자원봉사센터도 신설할 계획이다. 류 당선인은 “서구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 주민의 나눔 봉사와 재능 기부 활동이 넘치는 서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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