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따듯한 남해안에서 벼 이기작(二期作) 시범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이기작은 일년에 쌀농사를 두 번 짓는 것으로 벼농사를 지은 뒤 고구마, 보리 등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이모작(二毛作)과 다른 개념.
전남 고흥군은 3월 25일 전국에서 처음 모내기를 한 동강면 죽암농장의 논 1만3200m²에서 벼꽃이 피었다고 24일 밝혔다. 죽암농장에서는 이기작과 그루터기 재생 벼 시범재배가 시도되고 있다. 죽암농장은 다음 달 중순경 첫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죽암농장 송하국 대표는 “올해 추석은 9월 8일로 평소보다 빨라 햅쌀 가격이 다소 높을 것 같다”며 “적정한 품종과 재배기법을 선택해 이기작 시범재배를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 해룡면 논 2ha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기작 농사가 진행된다. 해룡면 농민들은 논 지대가 낮고 물이 많아 1959년부터 한약초 택사를 이모작으로 재배했지만 중국산 택사가 늘어 가격이 폭락하자 벼 이기작에 도전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기작의 두 번째 수확량은 약간 줄었지만 조기재배로 해충 방제작업도 줄어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올해 경남지역 18농가도 7.4ha의 논에서 이기작을 시도하고 있다. 기후온난화 등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이기작 시범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 농업기술원 등은 이기작 시범재배의 필요성은 있지만 농민들에게 광범위하게 적용하기는 아직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농촌진흥청은 2009년부터 2년간 전남 해남 등지에서 이기작 시범재배를 한 뒤 국내에서는 2030∼2040년경부터 이기작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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