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계속해서 구룡마을에 대한 환지(換地) 방식 개발을 고집한다면 조만간 국민과 공무원 100만 명을 상대로 공개서한을 보낼 겁니다.”
23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강남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신연희 강남구청장(66)은 서울시와 민선 5기 내내 각을 세웠던 ‘구룡마을’ 문제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61.3%)로 재선에 성공한 그는 “이달 말 구룡마을 감사 결과가 나오면 서울시가 12일 내놓은 ‘제3의 대안(1가구당 환지 규모 제한)’의 허점을 조목조목 반박할 계획”이라며 “고시가 실효되면 그 책임은 분명히 서울시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래 구룡마을은 강남구의 주장대로 토지를 전부 수용해 개발하는 방식이 유력했다. 그러나 2012년 서울시가 토지주에게 돈 대신 땅으로 보상하는 환지 방식을 도입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지금처럼 합의점을 계속 찾지 못할 경우 도시개발법에 따라 8월 2일 구룡마을 개발은 무효화될 수 있다. 신 구청장은 환지 방식은 일부 대토지주에게만 특혜를 줄 뿐만 아니라 재개발을 먼저 진행한 세곡보금자리지구, 내곡지구 등의 토지주들까지 환지 방식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민원을 제기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구청장은 구룡마을 문제와 더불어 민선 6기 강남구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KTX 수서역 복합개발 사업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영동권역 종합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꼽았다. 특히 KTX 수서역 복합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흰 종이에 직접 지도를 그려 설명하며 강한 개발 의지를 보였다. 그는 “KTX, GTX 등 4개 노선이 거쳐갈 서울 동남권 관문인 수서역 개발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다”며 “그린벨트 해제와 역세권 개발을 병행해 수서역을 복합 환승역으로 하루 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동권 개발 사업도 한국전력 이전 시기인 11월에 맞춰 적기에 개발되는 게 중요하다. 자칫 늦춰지면 그 지역이 공동화될 우려가 있다. 서울시가 세부 개발계획을 구와 협의해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구청장은 최근 개포 주공 1∼4단지와 시영아파트 등 강남 지역 노후아파트들의 재건축 사업 진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주택과에 재건축 요청 관련 공문이 들어오면 단 한시도 붙잡고 있지 말고 바로바로 처리하라고 지시해 둔 상태”라며 “주민들의 최대 현안인 높은 분담금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밖에도 꼭 이루고 싶은 사업으로 ‘강남의 관광거점화’를 꼽았다. 민선 6기 동안 강남을 외국관광객 ‘1000만 명’이 찾는 관광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난 한 해에만 511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강남을 찾았다”며 “압구정동에 있는 관광정보센터를 서울의 관광 안내 거점으로 만들고 강남시티투어버스를 명동까지 연결할 생각이다. 서울 관광은 강남에서부터 시작하도록 꾸밀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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