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빈집 500여채 새로 꾸며 학습공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3선 성공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3선에 성공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남구를 문화와 복지 중심의 착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3선에 성공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남구를 문화와 복지 중심의 착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주민들과 더 자주 만나려고 해요. 관공서가 아닌 삶의 현장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매주 수요일엔 하루 종일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로 했습니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59)은 인천 남구에서만 국회의원 선거 2번, 구청장 선거 4번을 치른 ‘선거의 달인’이다. 하지만 올해 6·4지방선거는 0.4%포인트(698표)의 근소한 차이로 신승했다. 2002년, 2010년에 이어 구청장 3선 고지에 올랐다.

박 구청장은 초박빙의 승리를 거둔 이유에 대해 “폭넓게 주민을 접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현장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연극인 출신인 그는 ‘문화·복지 구청장’을 꿈꾸고 있다. 전국 첫 청소년미디어문화센터를 만들었고 인천 최초로 독립영화 전문상영관을 개설하는 등 ‘문화의 힘’을 지역 곳곳에 전파해왔다.

이번 선거에선 ‘착한 사람들이 잘살 수 있는 착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통두레 모임’ 활성화를 제1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구청장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선 구나 동 단위의 행정구역 범위가 너무 넓다”며 “500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통을 중심으로 두레 전통을 잇기에 적당하다”고 강조했다.

통두레 조성사업은 2012년 말부터 눈 쓸기와 쓰레기장에서의 텃밭 만들기 운동을 펼친 주안8동 ‘연흥 광명 통두레’와 주안3동 ‘기흥주택 통두레’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주민들이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어 어르신 이·미용 봉사, 방범 취약지역 순찰, 벽화 그리기 사업, 도시농부학교 개설, 노숙인 문제 해결, 마을 주차장 관리 등 다양한 지역 맞춤형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1개 동별로 통두레가 확산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을 모아 강좌를 신청해 오면 강의실과 강사도 지원해줄 생각이다. 작은 아파트 1개 단지와 같은 크기의 통두레가 잘 운영되면 ‘공유 경제’를 실현하는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박 구청장은 단독주택가의 빈집을 활용해 문화 및 복지의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남구에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는 빈집 500여 채가 있는데, 이미 10여 채와 임차 계약을 맺어 학습 공간 등으로 꾸몄다”고 소개했다. 남구는 1000만 원 정도의 수리비를 지원해 빈집을 재단장한 뒤 취미교양 강좌를 여는 ‘학습 편의점’, 예술가를 위한 작업실, 사회적 기업을 위한 사무실 등으로 빌려주기로 했다.

박 구청장은 임기 2년 내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70여 개 도시정비사업 구역 중 20여 개를 해제했지만 아직도 매몰비용 처리를 놓고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수익성이 있는 지역에선 과감하게 사업을 재개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저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으로 전환하도록 할 방침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박우섭#인천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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