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바바리맨’ 잡고보니 체전 금메달리스트

투기종목 유망주 “재밌어서…”

27일 오후 3시 반경 대전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놀이터. 건장한 체격의 한 남성이 여중생들 앞으로 다가가더니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여중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휴대전화로 이를 찍으려 하자 이 남성은 그대로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여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15분간 주변을 수색하다 인근 아파트 옥상에 숨어 있던 A 군(18)을 붙잡았다.

경찰은 A 군의 신원을 확인한 뒤 깜짝 놀랐다. 그는 투기종목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고 전국 규모 대회에서 15차례나 우승한 유망주였다. 고교 재학시절에는 전국체전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는 등 ‘차세대 국가대표’로 손꼽혔다. 현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A 군은 방학을 맞아 고향 집에 내려와 있었고 이날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에도 자신의 아파트 앞 화단을 지나가는 여대생에게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여러 여성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하는 재미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고교 때부터 집 주변에서 100여 차례 음란행위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을 공연음란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다른 범행을 한 적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