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최근 진행 중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16이나 유신 관련 질문에 장관 후보자들이 답변을 어려워하고 내용도 사람마다 다른 것에 대해 "5·16 쿠데타를 했던 분의 따님이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하면 얻을 수 있는 자리를 못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후 "원래부터 5·16이라는 군사정변에 대해 문제인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거나 보통 상식으로 '군사정변'으로 생각하면서도 자리가 탐나 자기 소신을 말 못하는 사람들이 임명됐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라며 "원래 권력 앞에서는 약한 게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5·16이나 유신 헌법에 대해 "현 시점에서 평가는 적절치 않다" 며 답변을 피했다는 지적에 그는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 나 지금 못 하겠다'는 뜻"이라며 "지금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대한민국에는 상식이나 정의 같은 게 이제는 없는 것 같다. 적어도 정부나 정치권에서 보게 되면 모든 게 무너졌다. 이제는 최소한의 품격도 없고 상식도 안통하고, 그런 세태를 보여주는 그런 현상"이라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국가대개조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선 "국가를 개조하기 전에 자기 개조부터 하라고 해야 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개조 이전에 최소한의 인간적 상식의 회복, 또는 정부를 운영하는, 정부 조직을 운영하는 헌법 정신과 각종 법률의 취지를 존중하는 것부터 해야지, 자기들이 개조 대상인데 뭘 누굴 개조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유 전 장관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자기가 대통령인가? 자기가 책임지게"라고 일갈하며 인사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얘기 듣는 바로는 지금 청와대가 중앙부처의 산하기관 뿐 아니라 중앙부처 과장 인사까지 청와대 인사위원회에서 다 간섭한다고 한다"면서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놓은 대통령의 책임이다. 누구한테 책임을 묻겠느냐. 그걸 제대로 하라고 뽑아놓은 게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장관은 '나의 한국 현대사'라는 책을 출간한 것을 계기로 이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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