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송유관에 파이프를 꽂아 1억 원어치가 넘는 기름을 빼돌리고 이를 주유소를 통해 팔던 일당이 붙잡혔다.
9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전북 임실경찰서는 최근 석유관리원, 대한송유관공사와 함께 합동단속을 벌여 휘발유를 훔친 주유소 업자 김모 씨(33)와 이모 씨(4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올 4월 전남 곡성군 국도 27호선 인근의 휴업 중인 주유소를 경매로 낙찰받았다. 이 주유소 옆 국도 밑에는 전남 여수시와 경기 성남시를 잇는 대형 송유관이 묻혀 있었다. 이들은 주유소 영업을 시작한 뒤 한 달간 사무실 바닥에 깊이 3m, 길이 25m의 땅굴을 팠다. 이 땅굴을 통해 국도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에 파이프를 꽂았고 주유소 기름저장탱크와 연결했다. 김 씨 등은 3차례에 걸쳐 송유관에서 시가 1억1000만 원 상당의 유류 6만2000L를 빼돌렸다.
이들은 평소 정상영업을 하다가 손님이 드문 새벽에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는 수법을 썼다. 빼돌린 휘발유는 값이 싼 등유와 섞는 방식으로 ‘가짜석유’로 만들어 팔았다. 송유관공사는 6월 15일 새벽 시간대에 송유관을 통해 휘발유를 이송하던 중 해당 지역 송유관 내 압력이 낮아진 것을 보고 석유관리원, 경찰과 함께 단속에 나섰다가 불법 시설물을 발견해 이들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주유소에 기름을 빼돌리는 장비를 설치한 업자를 추적하는 한편 훔친 기름을 판매한 주유소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석유관리원 측은 “빼돌린 기름을 팔거나 훔친 기름인 줄 알고도 이를 공급받아 유통시키는 주유소는 적발되는 즉시 영업이 취소된다”며 “경찰 및 유관기관과 유류제품을 빼돌리는 행위를 상시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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