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성분조사… 총 중량의 절반가량 당류
하루 3, 4잔만 마셔도 WHO권고량의 42∼56%
직장인 송모 씨(56)는 10년 동안 커피믹스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점심식사를 한 후에도 꼭 달콤하고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식후의 여유와 행복감을 느꼈다. 하루 3, 4잔씩을 음미하던 그는 얼마 전 ‘튀어나온 당신 배를 보라’는 부인의 잔소리 때문에 커피믹스 커피를 끊었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커피믹스 무게의 절반을 설탕이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커피믹스 12종을 살펴본 결과, 1봉지(약 12g)에 평균 5.7g의 당류(설탕)가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설탕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맥스웰하우스 오리지날 커피믹스’(동서식품·7.0g)였다. 설탕이 가장 적게 든 제품은 ‘이마트 스타믹스 모카골드 커피믹스’(이마트·4.9g)였지만 이 제품 역시 설탕의 무게가 총 중량의 41%나 됐다.
소비자원은 커피믹스 커피를 많이 마시면 당분 과다섭취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설탕 섭취 권고량은 50g”이라며 “설탕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의 경우 하루에 3, 4잔을 마시면 섭취 권고량의 42∼56%를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과다한 당분 섭취는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훈 서울북부병원 내과의 과장은 “과다하게 섭취된 당분은 몸 안에서 지방으로 바뀌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며 “정상인의 경우 하루에 한두 잔 정도는 커피믹스를 마셔도 괜찮지만 당 수치가 높은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커피믹스의 카페인 함량은 제품별로 최대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봉지당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이마트 스타믹스 모카골드 커피믹스’(77.2mg)였고, 가장 낮은 제품은 동서식품의 ‘맥심 화이트골드 커피믹스’(40.9mg)였다. 우리나라의 카페인 1일 최대 섭취 권고량은 400mg(임신부 300m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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