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 ‘권총 조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1일 03시 00분


광주 신서방파 간부 구속 기소
6연발 25구경-실탄 30발 싱크대밑에 감춰

폭력조직 신서방파 간부가 소지하고 있던 권총과 실탄. 광주지검 제공
폭력조직 신서방파 간부가 소지하고 있던 권총과 실탄. 광주지검 제공
1월 24일 폭력조직 신서방파 간부 한모 씨(52)는 친구에게 빌려준 수천만 원을 갚아줄 것을 요구하던 채권자 A 씨(45)를 광주 북구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였다. 한 씨는 A 씨에게 “더이상 친구에게 빚 독촉을 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그 후 A 씨는 “한 씨가 권총으로 협박을 했다”며 광주지검에 고소장을 접수 시켰다.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지만 A 씨가 4월경 “권총 협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하며 고소를 취하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5, 6월 “한 씨가 권총을 갖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들어오자 지난달 24일 한 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싱크대 밑에 감춰져 있던 권총 1정과 실탄 30발을 발견했다. 검찰이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이 권총은 1993년 미국에서 제조된 25구경, 6연발이었다.

검찰은 한 씨를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조폭이 세력을 과시하거나 이권에 개입하는 등의 범행을 할 때 권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 적은 있지만 실제로 총기를 보유한 사례는 처음이다. 한 씨는 검찰 조사에서 “2006년 지인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사하면서 이삿짐에 권총이 섞여 들어온 것을 받았다. 호신용으로 호기심에 권총을 소지했을 뿐 발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과학수사연구소가 권총에서 실탄이 발사된 적이 있는지를 조사한 뒤 권총을 범행에 사용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권총 조폭#광주 신서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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