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광주 북구 용봉동 한국미용박물관에서는 광주 엠마우스 장애인 10명과 초등학생 7명이 한 달간 배운 전통미용을 되살리는 소박한 패션쇼를 가졌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 한국미용박물관 2층. 유현순 씨(47·여·지적장애 2급)가 조선시대 규수 옷을 입고 활짝 웃었다. 유 씨는 “옛날 옷도 입어 보고, 그 당시 화장법을 배울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유 씨를 비롯한 광주 엠마우스 복지관 장애인 10명과 초등학생 7명은 잠시 뒤 조선시대 왕, 왕비, 양반 복장을 하고 유물관에 등장했다. 왕비 옷을 입은 김하은 양(12·광주 건국초교 6학년)은 “언니들과 함께 옛 전통문화를 배우고 사진도 촬영해 즐겁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달 14일부터 매주 토요일 한국미용박물관에서 열린 토요문화학교에서 한국의 전통미를 배웠다.
조선시대 양반과 여인들이 단오놀이를 하면서 차던 장신구를 만들거나 다섯 가지 색깔(오방색) 화장법도 배웠다. 창포로 머리를 감는 등 전통문화를 체험한 뒤 소박한 패션쇼도 열었다. 박선영 사회복지사(46·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옛 문화를 배우고 작은 패션쇼까지 열고 나면 모두 뿌듯해한다”고 말했다.
한국미용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전통 이미용 문화·유물 전시 공간이다. 전국 270여 개 대학 미용학과 학생들이 조선시대 왕비의 머리 모양인 대수(大首) 모형 등을 보려고 찾는다. 초등학생이나 장애인 등에게는 옛 문화 이야기를 전하는 교육공간이다. 이순 관장은 “조선시대에는 상투를 틀고 큰 기침을 하는 위엄에 찬 기개를 사내대장부라고 표현할 만큼 의관이 중요했다”며 “박물관은 전통미를 현대적 시각으로 체험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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