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무직에 130억도 없고 결혼할 마음도 없었다. 가짜 가족관계증명서를 보여주면서 미혼이라고 속였지만 사실은 이혼한 경력이 있는 아이 아빠였다. 인터넷에서 찾은 대기업 임원 프로필을 외워 자기 아버지인양 말하고 다녔다. "대통령에 관련된 좋은 주식이 있는데 결혼할 사이니까 투자하라"면서 피해여성 6명에게서 3억 6000만원을 뜯어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인터넷 소개팅 사이트에 거짓 프로필을 올리고 여성들을 소개받은 다음 돈을 갈취한 혐의(사기, 공문서 위조)로 박모 씨(39)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피해여성 중에는 2억 원 넘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었지만 성관계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박 씨 때문에 경찰에 신고도 할 수 없었다.
올해 1월 박 씨를 만나 1600만 원을 뜯긴 A씨(35·여)가 경찰에 고소하자 박 씨는 고소를 취하하라고 협박했다. A가 협박을 듣지 않자 박 씨는 아파트 현관 안쪽에 숨어있다가 경찰 조사 후 귀가하는 A의 머리채를 잡고 20여m를 질질 끌고 갔다. A씨를 현관까지 데려다 준 서부경찰서 김기태 경사(42)가 박 씨를 발견하고 달려가 검거했다. 박 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폭행 혐의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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