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의 신분증을 이용해 군부대를 출입하며 기밀문서를 해외 업체에 팔아넘긴 방위산업체 브로커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현역 장교들로부터 수집한 군 기밀문서 31건을 복사해 e메일로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0개국 21개 업체에 넘긴 혐의로 프랑스 계열 방위산업체 T사의 컨설턴트 김모 씨(51)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예비역 공군 중령 정모 씨(59)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방위산업체 브로커로 10여 년간 활동하며 고문료 등으로 54억 원을 챙긴 ‘베테랑’이었다. 군부대를 출입하거나 출국할 때 자신과 생김새가 같은 쌍둥이 형의 신분증과 여권을 이용해 신분을 숨겼다. 그는 금품과 미인계로 영관 장교들의 환심을 샀다. 술집 여종업원을 업체 직원으로 고용해 영관 장교들의 등산 및 식사 자리에 동석시켰고 수백만 원 상당의 현금과 선물을 건네며 로비를 벌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씨 등이 유출한 군 기밀은 차기 호위함(FFX) 전력 추진 자료와 항공기 전파 교란을 방어할 수 있는 항재밍(Anti-jamming) 체계 등 2급 기밀 1건과 3급 기밀 30건. 검찰 관계자는 “기밀문서를 통째로 복사해 e메일로 유출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T사 대표인 프랑스인 J 씨(64) 등 3명을 출국정지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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