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희 기자의 숨은 서울찾기]양천구 신월동 ‘서서울 호수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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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소리에 분수쇼… ‘역발상 호수’

낡은 정수장 시설에서 공원으로 탈바꿈한 서서울호수공원. 중앙호수에 설치된 ‘소리분수’는 비행기가 지나가면 일제히 물을 내뿜는다(왼쪽 사진). 남겨진 정수시설을 활용해 꾸민 몬드리안 정원에서 방문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낡은 정수장 시설에서 공원으로 탈바꿈한 서서울호수공원. 중앙호수에 설치된 ‘소리분수’는 비행기가 지나가면 일제히 물을 내뿜는다(왼쪽 사진). 남겨진 정수시설을 활용해 꾸민 몬드리안 정원에서 방문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장선희 기자
장선희 기자
서울 서쪽 끝, 서울에선 보기 드문 커다란(1만8000m² 규모) 호수가 매력적인 공원이 있다. 경기 부천과 서울 양천구의 경계점에 자리 잡은 양천구 신월동의 ‘서서울 호수공원’이다. 능골산까지 이어지는 공원으로 이곳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근 여의도공원이나 강남 양재시민의 숲 부럽지 않은 쉼터로 꼽힌다.

이 공원의 중앙호수는 ‘비행기’가 지나가야 진가를 알 수 있는 독특한 호수다. 잔잔하던 호수 상공을 인근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윙’하고 지나가면 호수 속에 설치된 41개의 노즐이 물을 차례로 뿜어댄다. 소음이라는 환경적인 단점을 재치 만점의 볼거리로 바꾼 것이다. 81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을 감지하는 시설을 설치해 분수가 자동으로 켜지도록 만든 게 원리다.

제대로 된 공원 하나 없던 이 근방에 공원이 생긴 건 2009년이었다. 원래는 1959년 지어진 김포정수장 자리였다. 안에 크고 멋진 호수가 있었지만 시민의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던 ‘보안시설’이던 탓에 꼭꼭 숨겨져 있었다. 이후 1979년 서울시가 정수장을 인수해 하루 평균 12만 t의 수돗물을 서울시내에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2003년 10월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이곳에 청소년 유스타운을 세우거나 임대주택, 영어체험마을을 세우자는 등 다양한 개발계획이 논의됐지만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호수와 더불어 ‘몬드리안 정원’과 ‘100인의 식탁’도 이곳의 볼거리다. 몬드리안 정원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수직과 수평선이 어우러진 몬드리안의 작품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은 이름. 옛 정수장 시설의 돌담을 철거하지 않고 틀 삼아 정원을 꾸며 다소 투박하지만 자로 잰 듯 반듯하게 만든 정원보다 오히려 정이 간다. ‘100인의 식탁’은 말 그대로 시원한 넝쿨 아래 앉아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긴 식탁이다. 이 밖에도 주사위처럼 생긴 어린이놀이터와 물놀이장, 벤치에 앉거나 돗자리를 깔고 쉴 수 있는 ‘열린 풀밭’, 1m짜리 수도관들을 활용해 꾸민 ‘재생정원’도 인기다. 지하철 5호선 화곡역 7번 출구로 나와 652, 6627, 6625번 버스를 타면 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양천구 신월동#서서울 호수공원#분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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