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5시경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전날 개막한 ‘제17회 보령머드축제’ 주 행사장인 해수욕장 머드축제장 주변에는 헤아릴 수 없는 외국인 인파로 붐볐다. 온몸을 머드(개펄)로 덮은 외국인들은 록(Rock)이 흐르는 곳에서는 춤을, 거리 카페에서는 맥주를, 그리고 파도치는 바닷가에서는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머드에 흠뻑 빠져라! 뒹굴어라! 그리고 즐겨라!’
보령 머드축제는 스페인 부뇰 시에서 매년 8월 열리는 토마토축제 ‘라 토마티나(La Tomatina)’와 같은 이색 글로벌 페스티벌로 전 세계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최대 축제가 됐다. 미국 CNN, 영국 BBC 등에서 소개된 것은 물론이고 세계축제협회(IFEA World) 등으로부터 수차례 모범 및 우수 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축제 때 방문한 외국인 수는 24만 명. 올해에는 3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350만 명이 축제장을 찾을 것으로 보여 가장 많은 외국인이 찾는 축제가 됐다. 과연 머드축제가 이처럼 세계적인 축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 철저한 특성화
보령 머드축제의 인기 요인은 역시 재미다. 수많은 사람이 일제히 진흙을 몸에 바르고 뛰어 노는 재미는 어디에서도 느끼기 힘든 것. 다른 말로 ‘난장’으로 표현되며 온몸에 토마토로 뒤덮는 스페인 토마토축제와 유사하면서도 내용과 질서가 있다. 게다가 축제 무대가 4km에 이르는 대천해수욕장 해변, 즉 자연지형이 무대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겨울철 수백만 명이 모이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 장소가 호수라는 점과 유사하다.
올해 머드축제는 이달 27일까지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다. 특히 해수욕장 구광장에 9600m²(약 2900평) 규모로 보성된 머드광장에는 머드슈퍼슬라이드, 갯벌 게임 등 27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포함해 모두 60개의 프로그램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행사장은 역시 대형 머드탕. ‘퍼주기식’ 관 주도의 국내 다른 축제와는 달리 유료 입장이지만 행사 기간 내내 북새통을 이룬다.
또 행사 기간에는 도서지역을 비롯해 보령 8경을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는 시티투어를 운영한다. 20일 낮 12시부터는 대천해수욕장 상공에 에어쇼가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 세계 축제전문가와의 교류
보령 머드축제의 특성화와 수많은 외국인이 열광하는 이유는 보령시와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회장 정강환 배재대 교수)의 지속적인 교류와 연구가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체계적이고도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 개발, 다양한 이벤트 및 체험 프로그램, 국내 외국인을 비롯한 해외 축제도시와의 지속적인 교류도 한몫했다. 축제 사흘째인 20일에는 세계 축제전문가가 보령머드축제장을 방문해 보령시 및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 등과 국제교류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는 토마토축제 개최도시인 스페인 부뇰 시 라파엘 페레스 부시장(토마토축제 책임자), 2007년 세계축제협회 회장을 지내면서 미국 최대 농업박람회인 미네소타 스테이트페어 최고경영자 제리 해머, 뉴질랜드 로토루아 의회 이벤트 코디네이터인 제이슨 캐머런 총감독 등이 참석했다.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는 이날 뉴질랜드 캐머런 감독과 축제 국제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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