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헌
한때 '농구 천재'로 불리던 전직 프로농구선수 정상헌 씨(32)가 아내의 쌍둥이 언니(처형)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끔찍한 범행을 저질러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192cm의 큰 키에 빠른 스피드, 어시스트와 득점력까지 겸비했던 정상헌 씨는 고교시절 '농구 천재'로 불렸다. 포인트 가드부터 파워 포워드까지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했던 그는 많은 감독들이 눈독을 들이던 최고의 유망주였다.
하지만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고교 때부터 팀 내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고려대학교에 입학했지만 팀에 적응하지 못해 3학년 때 중퇴했고, 2005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돼 대구 오리온스에 입단했지만 무단 이탈 등으로 방출됐다. 이듬해 입단한 울산 모비스 피버스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그는 몇 년 후 선수생활을 접었다.
이후 결혼해 처가 생활을 하던 정상헌 씨는 지난해 6월 처가에서 아내와 처형이 공동으로 운영했던 상가 권리금 문제로 처형과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이틀간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경기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았다.
정상헌 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처형인 최 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살해했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밝혔다.
이에 1심은 정상헌 씨가 숨진 처형의 휴대전화로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오해하게 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은 우발적 범행이었던 점을 고려해 징역 20년으로 형량을 낮췄고,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정상헌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상헌. 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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