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 태백역과 문곡역 사이 철길에서 관광열차가 신호 대기하고 있던 무궁화호 열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1명이 숨지고 9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강원 강릉역으로 향하던 1637호 무궁화호 열차와 충북 제천역을 출발해 서울역으로 가던 4852호 관광열차 ‘O-트레인’이 이날 오후 5시 50분경 태백시 상장동 태백역∼문곡역 철길에서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관광열차에 타고 있던 박모 씨(77·여)가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숨졌다. 또 4명이 중상을, 87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태백중앙병원, 고려의원 등에 분산돼 치료를 받은 뒤 49명은 이날 귀가했다.
충돌 충격으로 무궁화호 열차와 관광열차 각각 1량이 탈선했다. 사고 당시 승객과 승무원은 무궁화호 열차에 67명, 관광열차에 43명 타고 있었다. 충돌 직후 승객 90명가량은 ‘쾅’ 하는 굉음에 놀라 열차 밖으로 탈출했다. 출입문 일부는 파손돼 구조대원들이 창문을 깨고 승객을 구조했다. 한 목격자는 “충돌 소리가 굉장히 커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며 “일부 승객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곳은 철로가 한 개뿐인 단선 구간이었다. 한 번에 열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구간에서 다른 방향으로 향하던 열차 두 대가 동시에 진입했다가 충돌한 것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는 “한 열차가 문곡역에 정차해 있으면 다른 열차가 통과하는 방식으로 차례로 운행해야 하는데 관광열차가 정거장에 서지 않고 계속 달리다가 정거장 밖에서 기다리던 무궁화호 열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관광열차 신모 기관사(49)는 신호를 보지 못해 뒤늦게 제동장치를 작동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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