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CJ “굴업도 골프장 설립 백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환경부 지침 맞추기 어려워 포기”

CJ그룹은 인천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내 골프장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회사와 계열사인 C&I레저산업은 2006년부터 굴업도의 98%인 172만6000m²를 사들여 골프장, 콘도미니엄, 호텔, 도서생태학습장 조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이 거세게 이어졌고, 정부 또한 자연경관이 뛰어난 굴업도 해양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사업에 부정적이었다.

C&I레저산업은 “건전한 여가문화를 위해 굴업도에 오션파크 관광단지를 조성하려 했지만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됐다”며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9년 골프장(18홀)이 포함된 관광단지 조성 신청서를 냈다 인천시가 반발하자 이 계획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2011년엔 골프장을 9홀로 변경한 관광단지 조성 신청서를 다시 냈지만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샀다. 골프장 면적은 오션파크 관광단지 전체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환경단체의 반발보다 정부를 의식해 골프장 건설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옹진군 관계자는 “신설 골프장에 대한 환경부 지침이 너무 까다로워 현 시점에서 굴업도에 골프장을 건설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C&I레저산업 관계자들이 최근 옹진군을 방문해 굴업도에 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부터 짓고 휴양 및 위락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굴업도 관광단지 계획을 다시 마련한 뒤 행정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굴업도에는 파도와 소금바람에 침식된 절벽인 파식대와 해식대가 거대하게 형성돼 있다. 황새, 검은머리물떼새, 먹구렁이, 이팝나무 군락지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들 지역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CJ그룹#옹진군 굴업도#골프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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