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및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도보행진단이 목소리를 높였다. 중간중간 장맛비가 쏟아지면 노란 우산과 우의를 걸치고 계속 걸었다. 23일 경기 안양시를 출발해 경기 광명시 광명시민체육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24일 오전 서울광장을 향해 출발한 이들은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광명시민체육관을 출발할 때 약 400명이었던 행진단 규모는 국회를 거치면서 약 1200명까지 늘었다. 오후 7시 반부터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 100일 추모문화제 ‘네 눈물을 기억하라’에는 약 70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은 “대통령과 국회는 진상 규명 의지가 없고, 특별법 제정 요구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모문화제는 시 낭송과 호소문 낭독, 가수 김장훈 이승환이 펼친 음악회로 이어졌다. 오후 10시 반경 문화제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당초 신고한 것과 달리 세종대로로 진출을 시도해 경찰이 전 차선을 막는 등 충돌을 빚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이틀 동안의 행진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리를 절뚝거리며 도착한 단원고 박예지 양의 모친 엄지영 씨(37)는 “힘들지만 배 안에서 무서웠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엄 씨는 “사람들이 모두 잊은 줄 알았는데 많은 시민들이 동행하고 응원해주니 큰 힘이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도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의 빠른 귀환을 기원했다. 실종자 가족대책위와 진도군 범군민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2시 반경 팽목항 등대 앞에서 실종자 가족과 진도 주민, 학생 등 약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 ‘100일의 기다림’을 진행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를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마지막 실종자 10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도록 국민이 마음을 모아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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