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가 지난 24일 양창수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한 최종 후보 3명은 모두 충청도-서울대 법대-판사 출신 50대 남성이다. 이성호 서울중앙지방법원장(57·사법연수원 12기),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55·14기) 등 현직 판사 2명에, 판사 출신으로 학계 인사인 윤남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8·16기)가 포함됐다.
이번 후보 구성의 가장 큰 특징은 검찰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2012년 퇴임한 안대희 대법관 이후 2년 만에 검찰 출신 대법관이 나올지 주목됐던 터라 검찰 측 후보가 빠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초 추천위원회는 최종 후보로 3명이 아닌 5명을 추천하려고 했다. 3배수 이상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어 올해 1월 차한성 전 대법관 후임 추천 때도 5명을 추천했었다. 당시에는 출신 직역의 다양성 안배 차원에서 검찰 출신도 포함됐다.
이번에는 24일 오후 추천위 회의가 열리기 40분 전에 검찰 출신 후보자로 유력후보군에 들었던 A 씨가 전화를 걸어와 스스로 후보 추천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A 씨는 '검찰 몫'으로 대법원장이 제청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추천위원들은 적잖게 당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의 의사에 반해 후보로 추천할 수 없어 그 카드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검토 대상에 들어있던 검찰 출신 후보자는 A 씨 말고도 더 있었다. 하지만 인사검증을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문제가 발견됐다고 한다. 추천위 관계자는 "일부 검찰 출신 후보자에게 추천하기에 부적절한 흠결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직접 추천회의에 참석해 "검찰 출신 대법관 후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추천 대상자는 5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검찰 출신은 1명도 끼지 못했다.
이에 앞서 법무부 장관의 추천 대상자 천거 과정에서 하마평에 오르던 검찰 인사 대부분이 검증 절차에 부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검찰 몫' 대법관을 강하게 요구하던 법무부와 검찰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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