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인문학의 뼈대 탄탄하게 잡아주는 다르마칼리지 돋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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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교육 획기적 개선…
인문 사회 이공계, 인문학 수업 의무화해 졸업 때까지 고전 100권 독파

황종연 다르마칼리지 학장
황종연 다르마칼리지 학장
동국대가 교양교육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세계 고전 100권 읽기와 토론, 글쓰기를 중심으로 하는 교양교육 전담 학부대학인 다르마칼리지(Dharma College)를 출범시켰다. 통합적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자연과학과의 융합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동국대는 2005년 국내 대학 중 두 번째로 교양교육원을 설립해 교양교육 강화에 힘써왔다. 다르마칼리지 교양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직업적 지식의 범주를 넘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인간 문화에 대한 이해능력을 향상시키고 문과·이과의 구분을 넘어선 다전공 지식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인문, 사회, 자연, 기술 모든 분야에 공통되는 지적 소양을 육성시킨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21세기 인류문화의 토대를 이루는 학문 및 예술 분야의 고전 학습에 무엇보다도 높은 비중을 두었다.

새 교양교육과정의 대표 과목으로는 ‘세계명작세미나(Great Books Seminar)’가 개설된다. ‘존재와 역사’ ‘경제와 사회’ ‘자연과 기술’ ‘문화와 예술’ ‘지혜와 자비’ 등 5개 영역으로 명작을 나누고, 총 4학기에 걸쳐 명작 100권을 독파하는 강좌다.

각각의 고전을 안내하는 60분간의 동영상 강의가 제공되고 실제 수업은 학생들이 담당하는 발표와 토론 위주로 진행된다. 교수에 의한 일방적인 강독식 강좌가 아니라 교수와 학생이 쌍방향으로 참여하거나 학생 상호간의 협업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형태의 고전교육강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교양과목 중 하나인 영어교육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기존의 읽기와 회화 중심의 교육에서 쓰기, 토론, 발표 중심의 교육으로 전면 개편됐다. 대학에서 영어로 제공되는 전공과목 이수, 대학 졸업 후 직장에서의 영어 실용능력 증대를 목표로 새로운 교과 내용을 구비했다. 강좌는 원어민 교원이 100% 담당하며 영어 에세이 경진대회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영어 능력 우수자를 배출하는 데 주력한다.

또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종전 과목을 학생들의 수요에 맞게 세분해서 제공하며 글쓰기 과목 이외의 과목에서도 에세이 작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대폭 높였다. 그리고 창의혁신소통센터를 설치해 한국어 작문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특별지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다르마칼리지에서는 학생들의 협동학습을 중시해 많은 과목에서 팀프로젝트 형태의 연구와 발표를 요구한다.

특히 지구시민의 덕목을 길러주기 위한 과목과 자기계발을 위한 과목에서 팀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대학생활탐구’, ‘21세기 시민과 사회’, ‘지역연구’, ‘리더십과 프론티어십’ 등의 과목에서 10편 이상의 팀프로젝트 결과물을 제출해야 한다.

초대 다르마칼리지 학장으로 임명된 황종연(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는 “인문, 사회, 자연 분야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인문 고전교육 중심으로 교양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넘어선 통섭교육을 기반으로 동국대만의 교양교육을 실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교양교육과정의 특징 중 하나는 PD(Program Director) 교수 제도를 도입해 각 영역 PD 교수들의 주관 아래 교과목을 운영 관리하게 한다는 점. 이에 따라 모든 교수와 강사들은 PD 교수의 주관하에 강의계획서와 강의운영 매뉴얼을 일정 양식에 따라 표준화해야 하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해 운영해야 한다. 황 학장은 “PD 교수제를 통해 교수들이 강의 운영을 표준화하고 이를 통해 수업의 질을 높이고 개선사항을 보완·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르마칼리지는 강의당 수업 정원도 적정 규모에 맞췄다. 학생들의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글쓰기와 세계명작세미나 과목의 경우 수업 인원을 기존의 48명에서 40명으로 줄이고, 영어(EAS 1, 2) 과목의 경우, 수업 인원을 19명 이하로 축소해 적정 인원을 유지하도록 했다. 대형 강의가 많아지고 있는 대학들의 교양강의 흐름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선택이다. 이 같은 선택의 배경은 교양교육 특성상 활발한 토론과 수업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영어 원어민 교수를 포함한 총 86명의 교양교육 전담 교수도 확보했다. 아울러 일정 시간 교양과목을 담당하는 학과 소속 교수들에게는 책임시수를 감면하여 학과 전임교수들의 교양교육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르마칼리지의 명칭은 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본래 다르마(Dharma)라는 말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로 만물을 지배하는 법칙이나 이치 또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의무나 도리 등을 의미한다.

다르마칼리지라는 이름을 택한 취지는 21세기 지구시민사회의 보편적인 지식과 덕성을 구비한 인간 양성에 기여하는 교양교육을 동국대에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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