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운전자가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꾸준한 관심을 보내고 있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 제도에 참여한 운전자는 올해 2월 누적 서약자 수 3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매일 늘고 있다. 31일까지 전체 신청자 344만 명 중 약 76%인 263만여 명이 서약을 준수하고 있어 운전문화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일보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캠페인을 진행해 온 경찰청은 “참여율과 준수율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 교통문화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휴가철이긴 하지만 최근 월별 서약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쉬운 대목.
경찰청은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당근’을 준비하고 나섰다. 현재 1년 서약 유지로 혜택을 받은 운전자도 재서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서약이 자동 갱신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혜 점수의 유용성과 온라인 가입의 편리함 등을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찰청과 협약을 맺은 우리은행은 착한 운전 마일리지를 신청한 고객에게 일부 예금과 대출 상품에 대해 0.1%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경찰청은 추가적으로 착한 운전 마일리지 보유자에게 신용카드 포인트를 제공하고, 손해보험사들을 통해 자동차 안전용품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수(교통공학과)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의 경제적 효용성을 운전자들이 체감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민간기업의 우수 실천사례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동아일보의 ‘시동 꺼! 반칙운전’에 참여해 운전문화 개선을 추진해 온 CJ대한통운은 “회사에 소속된 운전사 1만8000여 명이 착한 운전 마일리지 서약을 통해 교통법규 준수와 안전문화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으며, 이에 따른 회사의 사고처리 비용 등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가 즉각적인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아직 이 제도에 가입하지 않은 운전자가 많고 사고를 낸 운전자가 다시 사고를 일으키는 사례가 적지 않은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제도가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한 달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최소 1만4108건에서 최대 2만613건 사이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사망자와 부상자도 꾸준히 발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3조5899억 원이나 발생하고 있으며, 교통사고가 1만 건만 감소해도 2081억 원을 절약할 수 있는 만큼 교통사고 감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는 “인센티브 확대뿐 아니라 현재보다 과태료를 최소 3배 높이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따른 교통사고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착한 운전 마일리지 ::
‘도로교통법을 준수하겠다’고 서약한 운전자가 1년간 과태료, 벌금, 인명 피해 등 법규 위반을
하지 않으면 특혜 점수 10점을 부여하는 제도. 나중에 법규를 위반해 벌점을 받았을 때 마일리지 점수만큼 벌점을 깎을 수 있으며,
유효기간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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