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증 환자의 혈관에 팔찌 모양의 약물전달장치를 채워 혈관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세대 류원형 기계공학과 교수와 윤영남 의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혈관에 혈관 증식 억제제 등의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장치는 팔찌 모양으로 혈관 외벽을 감싸는데, 여기에는 미세 바늘 9개가 달려 있고 필요에 따라 각 바늘의 길이를 0.2∼0.9mm로 조절할 수 있다. 장치를 혈관 수술을 할 때 혈관 외벽에 장착하면 미세 바늘 끝이 혈관 중간층에 닿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원하는 부위에 직접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장치가 동맥경화증 환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자가 혈관 이식 수술을 받은 뒤 종종 혈관 중간층 세포 성장에 이상이 생겨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일이 발생한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혈관 중간층에 혈관 증식 억제제를 직접 넣을 수 있다.
그동안 혈관 속에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텐트나 풍선 표면에 약물을 코팅해서 직접 혈관 속에 삽입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미세한 혈관 구조에 맞지 않아 약물이 잘 확산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넣은 약물이 혈류에 휩쓸려 유실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이런 단점을 상당히 보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구진이 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토끼에게 이 장치를 이용해 약물을 넣자, 기존 약물전달장치보다 200배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
또 이 장치는 2주면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몸 안에 삽입해도 스스로 분해된다는 장점이 있다. 장치를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연구 결과는 약물전달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7월 12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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