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삽살개와 놀며 게임중독 치료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8일 03시 00분


삽살개재단, 치료센터 운영… 초등생 30명 참여 방학캠프도

한국삽살개재단이 동물매개치료센터를 구축한다. 우선 이달부터 ‘천연기념물 368호 토종 삽살개와 함께하는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게임 중독으로 인한 피해 청소년이 대상이다.

이 재단의 삽살개연구소와 경산아동센터, 대구월성사회복지관, 경산청구재활원은 12일부터 경북 경산시 와촌면 삽사리테마파크에서 초등 4∼6학년 30명이 참가하는 ‘위기 청소년을 위한 삽살개 캠프’를 연다. 12∼14일에는 대인관계 개선과 사회성 함양, 16∼19일에는 스마트폰 및 게임 중독 치료, 26∼28일에는 인지와 발달 장애 개선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신의 성격과 게임 중독 정도를 묻는 설문을 마친 학생들은 2명씩 짝을 이뤄 삽살개 한 마리와 캠프 생활을 하게 된다. 이름표 달아주기와 산책하기, 장애물 통과 게임, 목욕시키기 등 삽살개와 친해지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는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구조견 조련사와 반려견 훈련사 과정(3급)도 운영해 참가자들이 높은 성적을 얻으면 자격증도 줄 계획이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삽살개와 보낸 시간을 돌아보는 촛불의식과 자신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검사, 전문가 상담 시간을 마련해 치료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긴 털과 해학적인 모습의 삽살개는 우리 민족과 애환을 같이해 온 대표적인 반려견이다. 충성심이 강하고 친화력이 좋으며 몸놀림이 민첩하다. 삽살개가 갖고 있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삽살개의 이름을 풀어 보면 ‘액운(煞·살)을 쫓는(揷·삽) 개’가 된다. 재단 관계자는 “삽살개는 주인과 빨리 친해지고 잘 따르기 때문에 동물매개치료 효과가 높을 것”이라며 “이번 캠프 성과에 따라 치료 대상을 성인으로 넓히고 체험 인원도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삽살개재단은 1992년부터 삽살개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그해 천연기념물 지정 때 100여 마리였던 국내 삽살개는 현재 5000여 마리로 늘어났다. 재단은 삽살개를 대표로 한 반려동물 문화운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삽살개를 형상화한 마스코트였던 ‘살비’가 인기를 끌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삽살개#동물매개치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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