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삽살개재단이 동물매개치료센터를 구축한다. 우선 이달부터 ‘천연기념물 368호 토종 삽살개와 함께하는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게임 중독으로 인한 피해 청소년이 대상이다.
이 재단의 삽살개연구소와 경산아동센터, 대구월성사회복지관, 경산청구재활원은 12일부터 경북 경산시 와촌면 삽사리테마파크에서 초등 4∼6학년 30명이 참가하는 ‘위기 청소년을 위한 삽살개 캠프’를 연다. 12∼14일에는 대인관계 개선과 사회성 함양, 16∼19일에는 스마트폰 및 게임 중독 치료, 26∼28일에는 인지와 발달 장애 개선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신의 성격과 게임 중독 정도를 묻는 설문을 마친 학생들은 2명씩 짝을 이뤄 삽살개 한 마리와 캠프 생활을 하게 된다. 이름표 달아주기와 산책하기, 장애물 통과 게임, 목욕시키기 등 삽살개와 친해지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는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구조견 조련사와 반려견 훈련사 과정(3급)도 운영해 참가자들이 높은 성적을 얻으면 자격증도 줄 계획이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삽살개와 보낸 시간을 돌아보는 촛불의식과 자신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검사, 전문가 상담 시간을 마련해 치료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긴 털과 해학적인 모습의 삽살개는 우리 민족과 애환을 같이해 온 대표적인 반려견이다. 충성심이 강하고 친화력이 좋으며 몸놀림이 민첩하다. 삽살개가 갖고 있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삽살개의 이름을 풀어 보면 ‘액운(煞·살)을 쫓는(揷·삽) 개’가 된다. 재단 관계자는 “삽살개는 주인과 빨리 친해지고 잘 따르기 때문에 동물매개치료 효과가 높을 것”이라며 “이번 캠프 성과에 따라 치료 대상을 성인으로 넓히고 체험 인원도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삽살개재단은 1992년부터 삽살개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그해 천연기념물 지정 때 100여 마리였던 국내 삽살개는 현재 5000여 마리로 늘어났다. 재단은 삽살개를 대표로 한 반려동물 문화운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삽살개를 형상화한 마스코트였던 ‘살비’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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