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 김재윤(49) 신학용 의원(62)에게 수천만 원의 금품을 건네며 입법 로비를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가 최근 수년간 지원받은 정부 예산이 급증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고용노동부의 전국 3660개 직업전문학교, 직업훈련원 등에 대한 예산지원 기록에 따르면 SAC는 2011년 9339만 원을 지원 받았지만 19대 국회가 시작된 2012년 1억7641만 원, 이듬해엔 3억1726만 원을 기록했다. 매년 100%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올해에도 6월까지 1억4639만 원을 받아 연말까지 3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슷한 규모의 예산지원을 받은 다른 전문학교들은 오히려 예산이 줄거나 들쭉날쭉한 수준이었다. A학교는 2012년 2억1461만 원을 받았지만 지난해엔 2억716만 원으로 약간 줄었다. 2012년 1억1080만 원을 지원받은 B학원도 지난해엔 1억2299만 원으로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이 예산은 SAC를 관할하는 고용부 서울강남고용센터에서 지출된 것으로 SAC에선 학생들의 ‘실업자 내일배움 카드제’ 훈련비로 지급됐다. 내일배움 카드제란 취업 및 창업을 하기 위해 직업훈련을 받으려는 구직자 또는 실업자에게 고용부에서 국비를 지원해 훈련과정을 수강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직업학교에 정부 지원 요건에 해당하는 학생이 많이 몰리면 예산 지원액도 그만큼 늘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이런 폭발적인 성장세가 SAC 김민성 이사장과 신계륜 김재윤 의원 등이 함께하는 친목모임인 ‘오봉회’의 힘이 작용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8, 9월 “직업학교인 SAC가 불법으로 ‘서울종합예술학교’란 명칭으로 학생을 모집한다”는 민원이 들어오자 ‘직업’을 표기하도록 시정 조치했다. SAC는 상당 기간 4년제 한국예술종합학교, 3년제 서울예술대학교와 비슷한 대학처럼 알려져 많은 학생을 모집하며 성장해 왔다. 고용부가 제재를 하자 신 의원 등에게 법 개정을 로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든든한 ‘뒷배경’에 따른 성장세는 예산지원 증가로 이어지게 됐다는 얘기다.
SAC의 성장세를 두고 모 직업학교 관계자는 “보통 직업학교는 학생 수가 매년, 매 학기, 매 강좌에 따라 등락이 심해 종잡을 수가 없다. 하지만 SAC처럼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신계륜 의원이 6일 로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에 대해 “오랜 기간 노동계와 민간 직업훈련시설들의 바람으로 이뤄진 법 개정이었다”고 한 발언을 두고, 인천의 모 직업학교 직원은 “이 법안은 오랫동안 인기 없는 민원에 불과했는데 신 의원이 그동안 직업학교에 그렇게 관심이 많았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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