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을 겪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 중 7.6%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8월 말 서울 지역 교원 명예퇴직 신청자 2386명 중 181명을 명예퇴직 대상자로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공무원 연금이 개편되면 연금액이 줄어들 것이란 소문이 돌고 학교현장 업무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명예퇴직 신청자가 지난해 8월(383명)의 6배가량으로 늘었다. 2월 말에 이미 명예퇴직한 372명을 포함하면 올해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나는 교원은 총 553명이다.
시교육청은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업인 누리과정과 돌봄교실 확대, 교육감 공약인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확대 등으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경기 악화로 중앙정부에서 넘어오는 교부금과 지원금이 지난해보다 총 2000억 원 정도 줄었다. 이런 배경 탓에 당초 8월 말 명예퇴직 가능 인원은 120명 정도로 예상됐으나 시교육청이 인건비 등을 절감하면서 예산을 확보해 60여 명을 더 늘렸다.
시교육청은 이번 명예퇴직과 관련해 명예퇴직수당, 퇴직수당부담금 등 총 191억 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올해 시교육청이 명예퇴직에 지출하는 예산은 2월 말에 집행한 474억 원을 포함해 총 665억 원이다. 지난해 명예퇴직 예산인 1733억 원에 비하면 3분의 1 규모로 줄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시교육청의 명예퇴직 신청 수용률이 7.6%에 불과해 명예퇴직 신청자들의 사기 저하와 미발령 신규 교사 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존 교사들의 명예퇴직이 지연됨에 따라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자리가 없어 교원 발령을 받지 못하는 신규 교사들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월에는 서울 지역 초등학교 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한 예비 교사들이 한 명도 발령을 받지 못했다. 김관복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은 “향후 명예퇴직 예산 확보 문제는 중앙정부가 나서서 재정을 마련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임용 대기 중인 젊은 교사들의 인사 적체 문제 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교원 자유휴직제’ 도입 방침도 밝혔다. 현재 질병, 유학, 육아, 연수 등으로 제한된 교원의 휴직 사유를 제한 없이 자유롭게 하겠다는 것. 김 부교육감은 “교사들이 자유롭게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추진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휴직 기간에도 월급의 15∼20%를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오시형 교원정책과장은 “휴직한 교사들 자리에 기간제 교사나 신규 임용 교사를 배치해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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