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2000억 줄어 예산 부담… 학생 1인당 3만5000 → 2만6000원
“대형업체에 물량 빼앗겨 운영난”… 학교주변 문구점 호소도 한몫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매년 공립초등학교에 지원하는 학습준비물비를 대폭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2011년부터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의 학습준비물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습준비물비를 지원해 왔다.
두 기관이 지난해 지원한 학습준비물비는 157억9500여만 원. 하지만 올해는 27.4%가 줄어든 114억5300여만 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학생 1인당 지원금도 2013년 3만5000원에서 올해 2만6000원으로 줄었다. 학생 1인당 지원금은 2011, 2012년에는 3만 원이었다가 2013년에 3만5000원으로 올랐다. 학습준비물비 지원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사립초등학교는 초중등교육법상 의무교육기관에서 제외돼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번 지원금 삭감의 가장 큰 이유는 서울시교육청의 재정난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부에서 시교육청으로 넘어오는 전입금이 지난해보다 2000억 원 정도 줄면서 예산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인당 2만 원이었던 분담지원금을 올해 1만3000원으로 줄였고 서울시도 1만5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줄였다.
학교 주변 소규모 문방구들의 민원도 예산 삭감의 한 원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학교가 대형업체나 도매상에서 싼 가격에 대량으로 학습준비물을 구매하다 보니 학교 주변 문방구들의 매출이 줄었다는 항의가 잇달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연필, 공책, 지우개 등 소모적인 기본 학용품은 학생들이 학교 주변 문구점에서 직접 구입하도록 하고 지원금을 줄였다.
한편 교육부는 학교 주변 문방구들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소액 주문은 학교 주변 문구점을 이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다. 예를 들어 200만 원 이하의 물품을 구입할 때는 학교 주변 문구점에서 주문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이성원 사무국장은 “동네 문구점에 몇 번 주문을 해주는 식으로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전국의 소규모 문구점을 조합으로 묶어 입찰단가를 낮추는 등 대형업체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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