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는 1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의원 연찬회를 연다. 시의원 전원과 사무처 직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다. 고급 호텔에 묵는다. 여비는 3600여만 원.
전문가로부터 의정활동과 예산안 심사 방법을 듣는 등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하루 2시간씩 강의가 끝나면 유명 관광지 관람과 만찬, 휴식으로 대부분의 일정이 짜여 있다. ‘유람성 호화 연찬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울산시민들의 지지로 당선된 지방의원들이 울산을 떠나 연찬회를 여는 이유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여론도 있다. 시의원들이 제주도에서 묵을 호텔과 같은 수준의 호텔이 울산에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시의원들이 울산에서 2박 3일간 전문가 강의를 듣고 울산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연찬회 일정을 짰다면 “관광도시 울산 육성에 시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다”며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지 않았을까.
또한 이번 울산시의회는 개원 전부터 ‘감투싸움’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자치단체의 인사가 한 달 이상 지연되는 원인도 제공했다. 김기현 시장은 공약인 ‘창조경제’와 ‘안전도시 건설’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고 불필요한 조직을 통폐합하는 ‘울산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을 취임 전에 만들었다. 이 조례 개정안은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돼야만 행정기구가 확정되고 이에 따른 후속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시의원 22명 가운데 21명이 새누리당 소속인 초선과 재선 이상 의원들 간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감투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개원이 늦어졌다. 지난달 15일 3선의 박영철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고 다음 날 개원했다. 시가 제출한 조례 개정안은 상임위 심의를 거쳐 지난달 29일에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때부터 시는 본격적인 인선에 착수해 이달 7일 사무관급 이상 인사를 단행했다. 울산시와 5개 구군 간에는 인사교류가 이뤄지고 있어 구군 인사도 연쇄적으로 늦어졌다. 6급 이하 인사까지는 이달 중순은 지나야 매듭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소속 울산시의원들 간의 감투싸움에 따른 인사 지연으로 새 자치단체장 취임 이후 한 달 보름 동안 자치단체의 업무가 원활하지 못했다.
이런 울산시의회가 울산을 떠나 유명 관광지에서 호화 연찬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과연 울산시의회가 앞으로 무슨 염치로 ‘울산 관광산업 육성과 관광객 유인 대책’을 울산시에 따져 물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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