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유종욱 씨(45·사진)가 제주로 온 지 10년을 맞아 13일부터 18일까지 제주시 제주도문예회관에서 22회 개인전을 연다. 그는 홍익대 미대 재학 시절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고 유독 말에 끌렸다. 육감적 상징성을 띤 근육질 몸매가 도예작품의 소재로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활동을 접고 2004년 제주로 이주한 것도 조랑말을 자세히 관찰하며 작품에 녹여내고 싶어서다. 원할 때마다 말과 마주했고 그 모습들을 흙을 반죽해 성형하고 구워냈다.
이번 전시회는 노자의 도덕경 37장에 나오는 ‘화이욕작(化而欲作·만물과 일체된 상태에서 불필요한 망상이나 행위가 일어나려 한다는 뜻)’을 부제로 달았다. 새로운 탐색을 하고 있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종이 콜라주 작품이 선보인다. 한 조각 한 조각 종이 집을 접으며 말의 형상을 오버랩시키려는 시도가 잘 나타나 있다. 역동성과 섬세함이 세련되게 공존한다. 종이 콜라주, 도자 조각 등 30여 점이 전시된다.
유 작가는 “바람, 돌밭이라는 척박한 땅에 적응하면서 길러진 조랑말의 강인한 체력과 근성은 한국인의 열정이나 다름없다. 말이라는 형상과 인간의 언어를 기록한 종이를 콜라주 형태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에서 제주마미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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