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기초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8일 03시 00분


“수백년 내다보고 ‘명품 종로’ 만들 것”

“시간이 좀 걸리면 어때요. 제대로 된 ‘명품 종로’를 만드는 데 시간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고 봐요.”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60·사진)은 종로를 명품 도시로 가꾸고 싶은 열망과 계획을 차분하게 얘기했다. 그가 말하는 ‘명품 종로’는 할머니가 어린 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편하게 길거리를 다닐 수 있는 안전하고 살맛 나는 도시다.

종로는 ‘정치 1번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린다. 하지만 종로는 정치·경제·문화·사회 어느 것 하나를 콕 집어서 말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대표성을 갖는다. 정치인이 아니라 건축가 출신의 도시행정가인 그가 재선에 성공한 배경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 느림과 빠름이 공존하는 것이 바로 종로의 매력입니다. 개발 위주로 양적 성장을 한 도시보다는 사람 살기 편하고, 사람 중심으로 성장하는 그런 종로를 만들어 달라는 지역민들의 바람 아니겠습니까.”

김 구청장의 ‘명품 종로’는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과 ‘부암·평창·구기 아트 밸리(Art Valley)’ 사업에 잘 녹아 있다.

창신·숭인 지역은 뉴타운 후유증이 심각한 곳이다. 찬성·반대 주민들이 서로 갈등을 빚는 동안 지역은 오히려 낙후됐고 7년 만인 지난해 뉴타운에서 해제됐다. 그는 철거를 통해 마구잡이식으로 개발하기보다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 가치와 정체성을 보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암·평창·구기’ 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아트밸리에도 기대가 크다. 이곳은 미술관, 갤러리가 밀집돼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문화마을이다. 예술가의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돕고 마을 전체를 예술작품처럼 디자인해 세계적인 문화 예술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종로문학관, 청소년수련관을 짓고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문화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명품 종로를 만드는 것은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세밀하고 섬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몇 백 년을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지속성장이 가능한 명품 종로가 완성되리라 확신합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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