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며 목숨을 끊은 경찰관이 유서에 ‘특진(특별승진)에는 빽과 돈이 필수’라는 내용을 남겨 경찰 내부에 여전히 잘못된 관행이 남아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사고 있다.
17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4일 자살한 A 경감(50)은 탄원서 형식의 유서를 남겼다. A 경감은 의혹이 불거진 화물차 불법 증차 사건과 관련해 억울하다고 밝힌 유서에서 “저는 고졸입니다. 그래서인지 시험승진은 길이 아니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진급할 수 있는 특진의 길이 열려 있지만, 경찰의 심사승진은 그렇지 않고 빽은 필수요, 일을 잘해도 필수 지참금이 있어야 하는 것이 경찰의 실상”이라고 폭로했다. A 경감은 평소 “나는 승진과는 무관한 사람”이라며 승진을 초월한 듯한 말을 했지만 화물차 불법 증차 사건과 관련된 의혹 때문에 승진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는 시험을 통한 승진 외에 주요 범인 검거나 담당 업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경찰관을 심사로 승진시키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심사로 특진하려면 최종 결정이 나기 전 돈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경찰 안팎에서 계속 흘러나왔다.
경찰 수뇌부는 유능했던 경찰관이 잇달아 승진 문제를 유서에 남기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경찰 승진인사 시기가 되면 조직 내부에서 경쟁을 넘어 서로 헐뜯기를 한다는 의혹도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빽 특진’ 주장의 진위를 떠나 인사 체계와 조직문화 전체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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