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천(人乃天·사람이 곧 하늘)’ 사상으로 널리 알려진 동학(東學)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노력이 경북에서 활발하다.
경북도는 17일 “상주 동학교당에 보관 중인 동학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용역은 김문기 경북대 교수(국어교육과)가 맡는다.
상주시 은척면에 있는 동학교당에는 동학 경전인 ‘동경대전’(사진)과 목판 등 289종 1425점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이 유물은 1890∼1950년 포교를 위해 제작한 자료이다. 상주 동학교당은 동학 지도자 김주희(1860∼1940)가 1920년대 건립해 동학이 확산되도록 하는 본부 역할을 했다.
상주교당 기록물은 1995년 경북도 민속문화재로 지정(111호)됐으며 지난해에는 국가기록원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9호)되는 등 기록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려면 유산의 진정성과 희귀성, 역사적 가치 등을 충족해야 한다.
경주시는 지난달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1824∼1864)의 생가를 복원했다. 2800m² 크기로 복원한 생가는 동학의 탄생과 발전 등을 알 수 있는 자료실과 탐방로 등을 갖췄다. 수운은 경주시 현곡면 가정리에서 태어나 1860년 경주에서 동학을 창시했다.
수운은 당시 신분제에 저항하며 인간의 평등한 존엄성을 강조하다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40세에 처형됐다. 이후 동학은 착취와 차별에 항의해 각지의 농민들이 저항하는 등 교세를 떨쳤다. 동학은 3대 교주 손병희(1861∼1922)에 의해 ‘천도교’로 바뀌어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다. 김남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전통사상을 융합해 창조한 동학의 가치가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며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업은 동학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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