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 강원 철원군 육군 6사단 예하 부대에서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남 지사는 17일 경기도청에서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남 지사는 아들 소식을 언제 알았냐고 묻자 “13일 군에서 연락이 와서 알았다”고 말했다.
이날 6사단에 따르면 군은 4월부터 최근까지 업무와 훈련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A 일병(21)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4, 5차례 때린 혐의로 남모 상병(23)을 13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남 상병은 전투화를 신은 상태에서 A 일병의 다리 등을 걷어차고 욕설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 상병은 또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생활관에서 B 일병(19)을 뒤에서 껴안거나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툭툭 치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 상병은 조사에서 폭행과 욕설 등 가혹행위에 대한 혐의를 인정했지만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장난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6사단 관계자는 “병영 내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11일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폭행을 목격한 동료들을 통해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나 헌병대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남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 나와 공식 사과했다. 남 지사는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대신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 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아버지로서 저도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남 지사의 두 아들은 모두 현재 군 복무 중이며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장남이다. 남 지사는 15일자 모 언론에 두 아들에 대한 심경을 기고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남 지사는 기고에서 ‘자식 걱정에 밤잠 못 이루는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심정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병장(동생)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라며 이번 사건과는 관계없는 둘째 아들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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