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AVT대표, 송광호의원에 직접 5500만원 건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03시 00분


檢 “음식점 등서 8, 9차례 돈봉투
宋의원, 공단측에 민원전달 정황”
주중 피의자신분 소환 추진
잇단 비리 전현직의원 10여명 거론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72)이 철도 납품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고 김광재 당시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58·사망) 등에게 관련 민원을 전달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새롭게 혐의가 드러난 송 의원을 포함해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62) 등 검찰이 조사했거나 조사할 예정인 현직 국회의원만 6명이며, 첩보를 확인 중인 인사까지 포함하면 수사 대상에 오른 전현직 의원은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 “송광호, 500만∼1000만 원씩 돈봉투 수수 혐의”

철도 분야의 민관유착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김후곤)는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 이영제 대표(55)가 권영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55·구속)에게서 송 의원을 소개받은 뒤, 500만∼10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송 의원에게 직접 8, 9차례에 걸쳐 총 55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잡았다.

돈을 건넨 시기는 2012년 이후 19대 국회에서 활동할 때에 집중돼 있다. 송 의원이 18대 국회에서 국토해양위원장으로 있을 때에도 일부를 건넸다는 진술까지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표는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실이나 의원회관에서 송 의원을 수시로 만나 회사 관련 민원을 집중적으로 설명했으며, 여의도 일대 음식점 등 국회 밖에서 은밀하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송 의원이 청탁 내용을 김광재 당시 공단 이사장에게 전달한 정황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김 전 이사장은 권 전 부대변인을 통해 AVT의 돈 3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고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송 의원에게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번 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철피아 비리로 현역 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69)에 이어 송 의원이 두 번째다. 그러나 송 의원 측은 “권 전 부대변인과 친분이 있지만 의심받을 특별한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 ‘관피아 수사’ 전현직 의원 10여 명 거론

송 의원은 지난달부터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 철피아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당시 송 의원과 함께 여당 실세 의원의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수사가 크게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전 정부에서 여당 대표를 지낸 전직 의원은 권 전 부대변인의 소개로 AVT로부터 수천만 원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고문료를 받은 시기가 정계에서 물러난 뒤고 청탁이나 알선 등에 직접 개입한 흔적이 없어 일단 수사를 중단했다.

검찰은 입법로비 의혹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 김재윤(49), 신학용 의원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65) 등에 대해 모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송광호#청탁#금품#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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