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삑∼” 뉴욕택시 과속땐 경고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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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매년 교통사고로 250명 숨져
더블라지오 시장 ‘비전 제로’ 시동
택시협회 블랙박스 설치 등 동참

한국 사회에서 ‘총알택시’는 도로 위 반칙운전의 주범으로 꼽힌다. 경찰은 불법 운행 택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심야 시간대 난폭 운전 행태는 여전하다. 하지만 뉴욕에서는 택시 운전사들이 발 벗고 교통안전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의 도심’이라 불리는 뉴욕에선 매년 4000명가량의 뉴요커들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250명이 사망한다. 올해 1월 빌 더블라지오 시장은 ‘비전 제로(Vision Zero)’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10년 이내에 뉴욕 보행자 교통사고를 ‘0’회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뉴욕에서는 평균 2시간마다 1명씩 보행자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는다.

뉴욕 택시협회는 프로젝트 고안 단계에서부터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 속도 규정을 어길 경우 승객과 운전사에게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와 차량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데 동의했다. 차체에 홍보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지자체의 캠페인에 적극 따라나섰고 신입 운전사들에 대해 ‘택시 안전’에 특정된 운전 연수과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뉴욕시는 이에 부응해 택시 협회 규정을 위반한 운전사들을 적발해 협회에 통보하고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시 의회를 통해 입법 추진할 계획이다. ‘비전 제로’의 액션 플랜은 “시에서 발급한 특정 자격을 갖춘 모든 뉴욕 시의 택시 운전사들은 안전 운전의 모델이 되어야 할 특별한 책임을 진다”고 밝히고 있다.

택시협회가 나서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호응도 잇따랐다. 보행자 안전거리 캠페인이 이어졌고 학교들도 학생들의 프로젝트 참여를 지원했다. 시는 이에 힘입어 뉴욕 전역의 속도 제한을 시속 40km로 규제하는 등 강력한 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 교통부 킴 윌리슈워츠 씨는 “우리의 비전 제로는 ‘더이상 교통사고 희생자를 당연시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의식 전환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과속#반칙운전#난폭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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