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남동구, 복지-문화시설 서두르다 ‘삐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03시 00분


신임 장석현 구청장 취임후 ‘동 복지위’ 폐지에 주민 반발
소래아트홀 조직개편도 잡음 커

인천 남동구가 신임 구청장 취임 이후 행정개혁을 명분으로 무리한 개편을 추진해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단지 내 기반시설이지만 구청의 다른 시설과 통폐합될 처지에 놓인 옛 남동문화예술회관.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남동구가 신임 구청장 취임 이후 행정개혁을 명분으로 무리한 개편을 추진해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단지 내 기반시설이지만 구청의 다른 시설과 통폐합될 처지에 놓인 옛 남동문화예술회관.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남동구에 신임 장석현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전국 확대를 독려하고 있는 모범사업인 복지시스템을 바꾸려 하면서 사업 차질이 우려되는가 하면 문화예술회관 폐지 등 조직 개편을 무리하게 추진해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아파트단지인 ‘논현소래지구 에코메트로’ 주민들은 18일 남동소래아트홀(옛 남동문화예술회관) 개편 움직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구에 제출했다. 남동지역 예술인들도 이 같은 취지의 연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남동구는 아트홀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이날까지 이의 신청을 받았다. 2011년 11월 개관한 이 아트홀을 예술 전문인에게 맡겨 왔으나, 앞으로 구청 팀 조직 산하에 두고 공무원이 직접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소 체제의 독자 운영권을 박탈한 뒤 남동문화원이나 신설 예정인 여성회관 등 유관기관을 이곳에 통합시키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트홀은 아파트단지 시행사이자 건설사인 한화건설이 300억 원가량을 투입해 건립한 뒤 운영비까지 주고 남동구에 기부했다.

장 구청장은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가 전국에 확산하도록 한 대표적 모범사업인 ‘동(洞) 복지위원회’를 폐지하도록 지시했다. 남동구가 2012년 5월부터 가동한 ‘동 복지위원회’는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발굴해 현장 상황에 맞는 지원사업을 펼치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각 동 실정을 잘 아는 복지시설 관계자, 종교인, 교사, 자영업자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 보호(기초생활수급대상자)를 받지 못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빈곤층을 찾아내고 있는 것. 위원회는 19개 동별로 15명 이내로 구성돼 있고, 5000∼1만 원의 소액 기부자를 1500명 이상 모아 놓은 상태다.

복지위원들은 2012년 5월부터 올 6월까지 1만4280가구에 대해 각종 현금과 물품을 지원하도록 했다. 선천성 뇌병변 장애아를 둔 일용직 근로자,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노인 등이 병원비를 지원받는 등 실적이 다양하다.

남동구는 각 동에 있는 10개 이상의 여러 위원회를 주민자치위원회로 통합하기로 하고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구청 복지담당 관계자는 “지역 실정에 맞는 지원자를 찾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복지체제를 일률적 잣대로 없애려 하면서 주민 반발이 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 구청장은 취임 직후 간부 여성공무원 전원을 동장으로 발령 냈고, 구청 직원들에게 명찰을 단 근무복을 입도록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관내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의견을 시 교육청에 전달했다가 장애인단체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기업인 출신의 장 구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효율적인 행정을 시행하기 위해 기구 개편과 조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독단적인 행정에 대한 갈등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장석현#인천 남동구#복지시스템#문화예술회관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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